[설왕설래] 코인 돌려막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08년 국제금융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 월가가 발칵 뒤집혔다.
나스닥 증권거래소 회장을 지낸 버나드 메이도프가 기존 투자자의 수익을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메우는 희대의 폰지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국산 코인 테라와 루나가 최근 일주일 사이 99% 이상 폭락해 휴지 조각으로 전락했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테라를 팔자 루나 매물도 쏟아지며 '코인런'(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가상화폐 시장이 유사한 사기극에 휩쓸렸다. 한국산 코인 테라와 루나가 최근 일주일 사이 99% 이상 폭락해 휴지 조각으로 전락했다. 테라는 코인 1개당 1달러에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을 표방했지만 달러 등 실물자산이 아닌 자매코인 루나를 이용했다. 예컨대 테라 가격이 1달러를 밑돌면 연 20%의 이자를 얹어 루나를 발행해 그 가치를 떠받치는 식이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테라를 팔자 루나 매물도 쏟아지며 ‘코인런’(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까지 빚어졌다.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단 하루 만에 2000억달러나 증발했다. 국내외 코인거래소는 테라와 루나를 거래 중단시키거나 상장 폐지했다.
이 코인의 개발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한국판 일론 머스크’로 불릴 정도로 한때 업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권 대표는 미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 실리콘밸리에서 애플 엔지니어 등으로 일했다. 이런 화려한 이력과 신종 가치방어 기법(코인 공급량 조절) 탓에 루나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한때 시가총액이 410억달러(약 52조원)로 불어났다. 그는 이달 초 “가상화폐의 95%가 사라질 것”이라며 “그들이 망해 가는 것을 구경하는 것도 즐거움이 있다”고 했다. 이 조롱은 열흘도 되지 않아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그제 “내 발명품이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실패를 인정했다.
루나 국내 투자자만 20만명을 웃돌고 피해 규모는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그동안 가상화폐와 관련해 “피라미드 사기”(폴 크루그먼), “화폐가 아닌 투기수단”(재닛 옐런), “신기루”(워런 버핏)와 같은 숱한 경고가 나왔지만 소용이 없다. 탐욕에 눈먼 코인 광풍은 언제쯤 잦아들까.
주춘렬 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축의금은 10만원이지만…부의금은 “5만원이 적당”
- 빠짐없이 교회 나가던 아내, 교회男과 불륜
- 9초 동영상이 이재명 운명 바꿨다…“김문기와 골프사진? 조작됐다” vs “오늘 시장님과 골프
- 입 벌리고 쓰러진 82살 박지원…한 손으로 1m 담 넘은 이재명
- 회식 후 속옷 없이 온 남편 “배변 실수”→상간녀 딸에 알렸더니 “정신적 피해” 고소
- 일가족 9명 데리고 탈북했던 김이혁씨, 귀순 1년 만에 사고로 숨져
- “걔는 잤는데 좀 싱겁고”…정우성, ’오픈마인드‘ 추구한 과거 인터뷰
- 한국 여학생 평균 성 경험 연령 16세, 중고 여학생 9562명은 피임도 없이 성관계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