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네 탓이 아니고 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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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오면 생각나는 변명이 있다.
문화인류학을 전공하는 여학생이 보내온 결석 이유였다.
자신의 주위는 5월의 초록빛 세계의 품에 안기어 눈이 부시도록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연인들로 가득 찼는데, 자기는 혼자이기만 해서 너무 외롭고 허기가 져 결석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들 변명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인 특징은 결석의 이유를 자신의 내부적인 요인보다는 외부적 요인 탓으로 돌린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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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석에 대한 설명이 빈번해지는 때는 시험, 과제 제출, 과제 발표 때이다. 갑자기 발생한 의료 문제, 돌발적인 교통편 차질, 가족이나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하는 절박한 상황 등이 휴머니즘에 호소한다. 원격수업으로 진행되던 지난 학기에는 아버지가 자기 컴퓨터를 파괴(?)해서 수업 참여와 발표가 불가능하다는 외국에서 온 학생의 황당한 사연도 있었다. 이들 변명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인 특징은 결석의 이유를 자신의 내부적인 요인보다는 외부적 요인 탓으로 돌린다는 점이다.
귀인이론(attribution theory)은 사람들의 행위나 생각의 원인에 대해 추론한다. 어떤 결과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인과관계(因果關係)로 분석하고 설명한다.
연구자들은 이 과정에서 자기 본위의 귀인편견(attributional bias)이 발생함을 지속적으로 발견해 왔다. 예를 들어 좋은 결과에 대해서는 자기가 잘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반면에 나쁜 결과는 자기의 잘못이 아닌 외부 요인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Attribution…’, Jones&Nisbett).
전임 대통령이 퇴임 직전에 가진 대담에서 젊은이들의 집 마련 희망을 꺾어 버린 집값 폭등에 대해 코로나19로 늘어난 유동성, 독거노인과 젊은이들의 1인 가구 증가, 저금리대출로 집을 사는 ‘영끌 투자’ 등을 이유로 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은 세계적 현상으로 우리나라는 상승이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재임 동안 20번 넘게 내놓은 부동산 대책의 실패보다는 ‘세계적인 현상’을 강조했다. 또한 “부동산 보유와 투기 등 모든 면에서 이쪽보다 저쪽이 문제인데 … 이쪽을 더 문제 삼는 건 문제”라고도 했다. 5년 내내 이어진 편 가르기에 충분히 지친 대한민국 국민을 또다시 이쪽과 저쪽으로 분리하였다.
대통령, 장관, 정치인들이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며 호언장담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국민 삶의 질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 조치와 그 결과에 대한 평가에 ‘귀인편향’이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 네 탓보다는 내 탓을 먼저 하는 리더십을 보고 싶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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