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부부, 보통 부부처럼 백화점·시장 쇼핑.. 대통령 참모들도 몰랐다

김은중 기자 입력 2022. 5. 15. 22:57 수정 2022. 5. 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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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주말 나들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선하다" "시민불편" 엇갈린 평가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인 14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주말인 14일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광장시장, 남산한옥마을을 차례로 방문했다. 언론은 물론 경호처 일부를 제외한 대통령실 참모들에게도 사전 공지하지 않은 일정이었다. 대통령실은 15일 “취임 후 맞는 첫 주말에 시민들 속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낸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소통 방식을 놓고 “참신하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시민 불편과 경호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부정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의 ‘주말 나들이’ 소식은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SNS)에 “대통령 부부가 백화점에서 신발 쇼핑을 하고 있다”는 목격담과 인증 사진이 줄지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집에서 가까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4층의 한 신발 매장에 들러 구두 두 켤레를 구매했다. 윤 대통령은 하늘색 와이셔츠에 짙은 남색 잠바를 입었고, 김 여사는 검은색 바지에 흰색 정장 재킷 차림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오후 3시 10분쯤 종로구에 있는 광장시장에 모습을 드러내 단골 식당에서 저녁에 먹을 빈대떡, 떡볶이, 순대 등을 포장해 갔다. 검사 시절부터 종종 이곳을 찾아 ‘마약김밥’과 칼국수를 즐겨 먹었는데, 이날은 “사람이 너무 몰려 부득이하게 현장에서 식사를 할 수 없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남산한옥마을에 들러 산책을 하고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도 응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나란히 걷는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인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방문했다(왼쪽 사진). 윤 대통령은 이날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구두 두 켤레를 구입하기도 했다(오른쪽). 예정에 없었던 대통령 부부의 이날 외출에는 최소한의 경호 인력만 동행했다. /연합뉴스·독자제공

윤 대통령의 이날 일정은 10명 남짓한 최소한의 경호 인력만을 대동한 채 이뤄졌다. 대변인실 직원들도 SNS 사진과 관련 보도를 보고 진위(眞僞) 파악에 나섰을 정도였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7시가 돼서야 윤 대통령 부부의 나들이 동선을 공지할 수 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나들이 사실을 저희도 몰랐다. 하고 싶은 일을 하시면서 휴일을 보낸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비공개로 ▲필수·최소 인력만을 대동한 채 ▲시민들과 직접 스킨십을 할 수 있는 소통 방식을 선호해왔다. 지난달 9일 모교인 대광초등학교 바자회에 나타나 학생들과 만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 안팎에선 윤 대통령의 ‘깜짝 현장 방문’ 행보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추진하며 내세운 명분이 ‘국민 소통’인 만큼 “국민 속으로 들어가 격의 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자주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호상의 우려 때문에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소통 방식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 측이 집무실 이전을 계기로 ‘경호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는 있지만,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일정의 경우 그만큼 대통령 신변의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호처와 경찰이 사전 답사를 통해 현장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동선을 짜야 하는데, 즉흥 방문에선 이런 과정이 생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에도 대구 동성로를 찾았을 때 한 분식집에 들러 예정에 없는 식사를 했는데, 당시 수행 인력들이 애로를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통령 방문에 수반되는 교통 통제 등으로 시민들 불편이 커질 경우 여론이 악화할 수도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이 방문한 광장시장에선 좁은 골목에 대통령과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혼선이 있었다. 또 윤 대통령이 탄 차량이 청계천 방면으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도 경찰의 차량 통제가 이뤄졌다고 한다. 광장시장에서 폐백집을 운영하는 윤모(77)씨는 “방문 자체는 긍정적이나 미리 말해줬더라면 혼란을 줄였을 것”이라고 했다. 소셜미디어에선 “주말 서울은 안 그래도 막히는데 대통령까지 거들어야 하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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