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 위로 더 높이 난 우상혁

이두리 기자 입력 2022. 5. 15.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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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꿈의 무대 다이아몬드리그서
233cm로 1위 ‘최고 점퍼 입증’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사진)이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개막전에서 ‘현역 최강’으로 평가받는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상혁은 지난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33㎝를 넘어 1위를 차지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37㎝를 넘으며 금메달을 딴 바심은 이날 230㎝에 그치며 2위에 머물렀다. 도쿄 올림픽 공동 1위이자, 개인 최고 239㎝ 기록을 보유한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는 220㎝(7위)에 그쳤다.

이날 우상혁이 기록한 233㎝는 자신이 보유한 실외 한국기록(235㎝)과 실내 한국기록(236㎝)보다는 낮지만, 2022년 세계 실외 최고 기록이다. 우상혁은 자신이 지난 4일 세운 종전 실외 최고 기록인 232㎝를 깨고 시즌 1위를 질주했다.

이날 도하에는 남자 장대높이뛰기 경기가 취소될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220㎝ 1차 시기에서 가볍게 성공한 우상혁은 224㎝에서 1, 2차 시기에 연거푸 바를 건드리며 코너에 몰렸다. 하지만 3차 시기에서 바를 넘고 가슴을 두드리며 포효한 뒤 환하게 웃었다. 227㎝ 1차 시기에서도 종아리 위쪽에 바가 걸려 실패했지만, 우상혁은 2차 시기에 가뿐하게 넘은 뒤 중계 카메라를 내려다보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웃었다. 이후 우상혁은 “가자, 고!”를 외치고, 힘차게 도약해 230㎝를 1차 시기에 성공했다. 230㎝를 넘은 선수는 우상혁과 바심, 두 명뿐이었다.

우상혁은 박수를 유도하며 경쾌한 몸놀림으로 233㎝를 1차 시기에 넘은 뒤 매트에 누워 기쁨을 만끽했다. 반면 233㎝ 1차 시기를 실패한 바심은 곧바로 바를 235㎝로 올려 역전을 시도했지만, 연거푸 실패하며 ‘최강’ 타이틀을 우상혁에게 넘겨줬다. 우승을 확정한 우상혁은 235㎝에 두 차례 실패한 뒤, 237㎝로 바를 올려 한국신기록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바를 건드렸다.

지난해 8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35㎝의 한국 기록을 세우며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고인 4위에 오른 우상혁은 올해 3월 열린 2022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세계선수권(234㎝)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다이아몬드리그 우승도 한국 최초다.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쓰고, 세계 최고 점퍼로 자리매김한 우상혁은 오는 21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해 또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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