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위해 차리는 한 끼' 모녀의 밥상..EBS1 '한국기행'
고희진 기자 2022. 5. 15. 22:42
[경향신문]
EBS 1TV <한국기행>에서는 전남 고흥의 시골집을 찾아간다. 강아지 짖는 소리가 마당을 가득 메운 집에는 꼬부라진 허리에도 흙밭을 오가며 일하는 올해 98세 배일엽 할머니가 산다. 지팡이 없인 밭까지 가는 길이 구만리지만, 밭일하는 순간만큼은 여느 청년보다 날쌘 할머니. 그 옆엔 막내딸 정진씨가 있다.
한평생 일만 하며 10남매를 키운 엄마의 쉼을 위해 막내딸은 2년 전 어머니와 여기저기 여행을 떠났지만,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졌다. 담석증이었다. 치료 후 시골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 어머니를 두고 떠날 수 없었던 딸은 결국 도시의 삶을 놓아두고 엄마 곁에 남기로 결심했다.
어머니는 딸을 보며 미안하기도 고맙기도 하다. 막내딸 역시 아픈 어머니가 애틋하다. 두 사람은 입으로는 티격태격해도 웬만해선 마주 잡은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다. 비 내리는 오후, 모녀는 서로를 위한 한 끼를 준비한다. 딸은 어머니를 위해 만들어드렸던 보양식 녹두낙지죽을, 어머니는 어린 딸이 좋아했던 가오리찜을 내놨다. 추억이 함께하는 밥상과 모녀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방송은 16일 오후 9시30분.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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