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스승 위해 마련한 제자들의 출판기념회
[경향신문]
정양 시인, 40년 만에 사제 해후
제자 50여명, 정읍서 깜짝 선물
대학 캠퍼스에서 글쓰기를 꼼꼼히 가르쳐줬던 ‘핸섬한 교수’는 어느덧 팔순이 됐다. 스승은 지금도 펜을 놓지 않고 글을 쓰고 있다. 그런 스승이 그리워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던 제자 50여명이 뜻을 모았다. 제자들은 지난 14일 전북 정읍 고택문화체험관에서 스승의 출판기념회를 마련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의 주인공은 정양 시인(80·우석대 문화사회대학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이다. 정 시인의 손사래에도 환갑을 넘긴 제자들이 먼 길을 마다하고 달려왔다. 정 시인의 산문집 <아슬아슬한 꽃자리>, 사화집 <눈앞이 천 리인가 천 리가 눈앞인가> 출판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출판기념회는 ‘정양 시인을 사랑하는 우석대 제자’들이 준비했다. 주제는 ‘정양 선생님과 꽃놀이 가요’다. 행사는 3부로 나눠 진행됐는데,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제자들을 한 명 한 명 소개하는 순서부터 시작됐다.
2부는 책 이야기다. 정 시인의 산문집과 사화집이 소개되고 제자들의 낭독시간, 영상물 상영 등이 진행됐다. 사제지간에 노랫가락을 곁들이는 시간이 주어지자 흥이 돋아 올랐다. 스승과 제자들이 나눈 이야기들은 3부 뒷풀이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김승환 전북교육감과 최동현 군산대 교수도 참석해 정 시인을 축하했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지난겨울부터 준비해 왔다. 정 시인이 한사코 제자들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시일이 다소 늦어졌다. 이날 참석한 제자들은 우석대 국어국문학과와 대학신문사, 문학동아리 등에서 공부했던 이들이다. 이병초 전 전북작가회의 회장(시인)과 문병학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부장, 신병구 전북교육청 비서관 등 50여명에 달했다.
이병초 시인은 “정양 선생님은 정년 퇴임식 때도, 칠순 때도, 팔순 때도 아무것도 못하게 하셨다”며 “그래서 저뿐만 아니라 많은 제자들 역시 마음이 무겁고 좋지 않았다. 스승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 뿌듯하다. 건강하게 계속 좋은 글을 쓰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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