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한·미 통화스와프' 논란..환율 만능키 될까

이호준·이창준 기자 입력 2022. 5. 1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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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원·달러 환율 급등 속 바이든 방한 앞두고 재체결 논의 관심
외인 자금 순유출 전환에 ‘환율 불안 해소’ 안전판 필요론 부상
“한국 금융위기 상황 아닌데 무리한 추진은 역효과” 무용론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미 정상회담에 한·미 통화스와프 재체결 논의가 등장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원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하면서 급격한 자본 유출을 막을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자본시장 급변 가능성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지만, 금융위기 상황이 아닌데 굳이 무리하게 통화스와프를 추진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1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오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도발에 대한 공동대응 전략과 경제안보 협력,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기여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안보 분야에서는 공급망과 신흥기술 등 양국 간 협력 사안이 논의될 예정인데, 시장에서는 최종 안건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안이 포함될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두 국가가 현재 환율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돈을 상대국과 교환하고, 일정 기간 후에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다. 일종의 마이너스통장 역할을 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달러화 강세가 심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290원 선을 넘길 정도로 급등했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두 달 연속 8%대를 기록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강도가 세진 데다 중국 경기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 등 환율을 자극할 불안 요소들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투자자금은 순유출로 전환됐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자금은 42억6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2월 18억6000만달러 순유출에 이어 3개월째 순유출이다. 자본시장 참여자를 중심으로 한·미 통화스와프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으로, 실제로 코로나19로 외환변동성이 크던 2020년 3월19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만으로도 원·달러 환율은 스와프를 맺지 않은 국가 통화에 비해 3.3%나 하락했다.

문제는 통화스와프 체결의 결정권이 우리 측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은 상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등을 제외하고는 금융위기 등 극단적인 위기 상황에서만 한시적으로 신흥국과 통화스와프를 맺는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인사청문회에서 “미국과 상설 통화스와프를 맺은 국가는 전 세계적인 금융허브 국가”라면서 “우리가 원한다고 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도 “원·달러 통화스와프가 유동성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없지 않다”면서도 “단순히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고, 환율이 오르니 이걸 통해서 해결해보자 하는 것은 솔루션(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높아진 외환보유액이나 낮아진 단기부채 비율 등 업그레이드된 한국 경제의 체력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1300원이 심각한 고비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 4월 기준 외환보유액은 4493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10월 4692억달러에서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금융위기 당시 50%가 넘었던 단기외채 비율도 3월 말 기준 29.3%로 3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처럼 실물경제가 엄청 위태로울 때 체결하는 것”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통화스와프로 실제 오고가는 금액은 많지 않다”며 “(체결되더라도) 심리적으로 일시적으로 안정되는 효과 정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호준·이창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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