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 그림'에 담은 세계..회화의 향연 속으로
[앵커]
한 해 중 가장 뜨거운 계절에 붉게 피어나는 꽃이죠,
'맨드라미'를 20여 년 동안 그려온 화가가 있습니다.
꾸준한 관찰과 거침없는 붓질로 작가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열었는데요.
맨드라미를 비롯한 작가의 생동감 넘치는 연작들, 함께 보시죠.
김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작렬하는 한여름 햇살 속에서 타오르는 불길처럼 피어나는 꽃 '맨드라미'
들판을 뒤덮은 붉은 꽃의 물결이 커다란 화폭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더없이 강렬한 색감, 거칠 것 없는 붓질, 바짝 다가가면 형태가 없는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그림에서 멀어지면 비로소 구체적인 형상이 드러납니다.
[김지원/작가 : "그게 흥미로운 것 같아요. 가까이서 보면 거의 이렇게 형태가 없어지는 것, 그리고 이제 그림하고 거리를 띄면 서서히 이렇게 형태들이 나타나는 것. 그런 것들이 굉장히 전시를 하면서 또 다시 느끼는 그런 겁니다."]
1990년대 말 강원도의 어느 시골 분교에서 우연히 마주친 맨드라미.
어느덧 20년을 헤아리는 '맨드라미 그림'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김지원/작가 : "식물로 보이지 않았어요. 동물 같았고요. 비로드 천 같기도 하고. 그렇게 다방면으로 읽혀졌어요."]
한여름 무더위를 산뜻하게 식혀주듯 수직으로 치솟아 오르는 분수.
바람에 흩어지는 물방울 하나에까지 생기를 불어넣었습니다.
모닥불을 바라보며 바람에 이리저리 일렁이는 불길을 화면에 붙잡아두려 했다는 김지원 작가.
별다를 것 없는 일상 속 풍경이 부단한 관찰과 탐험을 통해 작가만의 특별한 그림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연작을 한데 묶는 소재로 작가가 새롭게 선택한 건 바로 '레몬'입니다.
[김지원/작가 : "풍경화, 맨드라미, 이 모든 걸 감쌀 수 있는 게 레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상큼함으로, 상큼함으로 우산처럼 전시를 좀 감쌌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었어요."]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맨드라미'를 비롯해 다섯 가지 연작으로 풍성한 회화의 향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기연지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