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 부실 비판 커지지만..대통령실 "지켜보겠다" 반복

유정인 기자 입력 2022. 5. 15. 21:20 수정 2022. 5. 1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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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정국 막바지..문제 인물들 거취 주목

[경향신문]

버티다가 결국 물러나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눈을 감은 채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호영 지명 철회 수순 속 윤재순 비서관 논란 확산
‘공정과 상식’ ‘능력과 전문성’ 기준에 맞는지 의문

윤석열 정부 첫 국무위원 후보자와 대통령실 고위공직자가 각종 의혹에 휩싸인 데다 잇따라 낙마하면서 구멍 뚫린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15일에도 “지켜보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반복했다. 문제가 된 인사 일부는 자진사퇴 형식으로 정리했지만 새 정부의 인사검증 실패에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과 상식’ ‘능력과 전문성 인사’의 기준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을 전후로 국무위원 후보자와 대통령실 참모진 중 낙마자는 이날까지 두 명이다. 가족 전원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으며 특혜 논란을 빚은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자진사퇴했다. 13일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동성애 혐오 발언으로 문제가 된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물러났다. 사실상 해임으로 해석됐다.

낙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사들도 남아 있다. ‘아빠 찬스’ 의혹을 지우지 못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사실상 지명 철회 수순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많다. 윤 대통령은 14일 국회의 인사청문회 재송부 시점이 경과한 3명의 국무위원을 임명하면서, 정 후보자는 빼놨다.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는 단계로 들어갔다는 전망이 많다.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논란도 확산 중이다. 윤 비서관은 검찰 재직 때 성비위 의혹으로 두 차례 징계성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수사관이던 2002년엔 시집 <가야 할 길이라면>에 실린 ‘전동차에서’라는 시에서 지하철 내 성추행 범죄를 ‘사내 아이들의 자유’로 묘사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윤 비서관의 징계 처분과 성추행에 대한 시각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성비위 의혹으로 제명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태와 얽혀 파급력 있는 문제로 여겨진다. 윤 비서관 거취는 윤 대통령의 ‘검찰 측근 전면 배치’ 인사의 정당성을 가늠하는 잣대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 검찰 측근 인사로 꼽히는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거취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 비서관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주임검사로 당시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았지만, 검찰 수사에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국정 내부 감찰부서의 핵심 공직자로 부적절하다며 민주당은 사퇴를 요구 중이다. 일단 대통령실은 이날도 ‘지켜본다’는 기존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는 문제 인사들에 대한 윤 대통령 대응 방식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새 정부 인사 문제 대응은 ‘지켜보고 있다 → 일부 자진사퇴 압박’으로 요약된다. 국민적 의혹이 번져나갈 때까지 “지켜본다”는 원론적 입장을 낸 뒤, 부정적 여론이 압도적인 일부 인사 거취를 자진사퇴 형식으로 정리하는 식이다.

윤 대통령은 김성회·윤재순 비서관 관련 의혹이 확산 중이던 13일 “인사 문제든 정책 문제든 언론에서 나오는 것을 잘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발언 1시간여 뒤 김 비서관은 “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자진사퇴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에도 윤 대통령은 부실 검증 지적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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