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랜딩 쉽지 않은 일'이라는 말 속에 담긴 파월의 고민

박희준 2022. 5. 1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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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CNBC 방송캡쳐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3일(이하 현지시각) 뉴욕 주식시장 주요 지수는 저가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무려 3.82% 급등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 뉴욕증시 첫 개장일 주가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갈지가 증권가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런 점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의 최근 인터뷰를 꼼꼼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

파월 의장은 상원 인준을 받은 지난 12일(현지시각) 경제 전문 매체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 인터뷰에서 앞으로 두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회의에서 0.5% 포인트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인 Fed는 기준금리를 올리고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시중의 돈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 억제에 나서고 있다. Fed는 지난 3월 FOMC 회의에서 '제로금리'수준인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 데이어 지난 4일 FOMC 회의에서는 0.5% 포인트 올렸다. 0.5% 포인트 인상은 22년 만의 최대 폭이었다. 파월 의장은 시장이 예상한 0.75%포인트 인상에 대해서는 "적극 고려하는 게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Fed가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추가로 올리고 연말까지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인플레이션을 잡는 과정에서 고통이 따를 수 있다고 운운을 뗐다. 그는 '경제 연착륙'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연착륙(soft landing)이란 노동시장을 강하게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2%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라면서 "이는 달성하기가 도전이 되는 일이며,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도 쉬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월은 "실업률이 매우 매우 낮고 노동시장은 아주 빡빡하며 인플레이션은 매우 높다"고 그 이유를 댔다.그의 말대로 4월 기준 미국 실업률은 3월과 같은 3.6%로 사실상 완전 고용(실업률 4% 미만)에 해당하는 수치로,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에 기록한 50년 만의 최저치(3.5%)에 육박한다.또 비노동부문 고용은 42만8000명 증가했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미국 노동통계국

또 인플레를 측정하는 척도 가운데 하나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월에 전년 동월에 비해 8.3% 올랐다. 3월 상승률 8.5%에 못 미치지만 여전히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실업자 한 사람당 구인자 2명꼴인 노동시장 상황은 실업률을 낮게 유지하면서 시간당 임금을 올리면서 물가상승에 기여한다.

파월은 지난번 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인상을 배제한 것에 대해 '적극 고려한 게 아니다고 한 게 맞냐'는 물음에 "우리경제에 대한 일련의 기대를 갖고 있는데 사정이 우리 예상보다 나아지면 덜 일할 준비를 하고 우리 기대보다 더 나쁘게 나온다면 더할 준비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것이 0.75%포인트 인상이냐는 물음에 파월은 "당신은 이 위원회가 앞으로 나올 데이터와 전망의 전개에 순응하는 것을 목격했고 그게 우리가 계속하는 일"이라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다시 말해 앞으로 나올 통계와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은 "빡빡한 노동시장이 임금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긴축 정책 이후 종종 뒤따르는 침체를 피한다는 것은 도전이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침체(recession)'는 성장률이 두 번 연속으로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도전이 된다'는 말 다음에 '쉽지 않다'고 토를 달았다.

파월은 금리인상으로 성장률이 급락하고 실업률이 급증하는 '경착륙(hard landing)'이 발생하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을 시사했지만 앞으로 계속 금리를 올리는 것은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주목을 끈 대목은 "그것(연착륙)으로 가는 여러 가지 경로가 있다"고 한 대목이다. 그는 '그 경로들이 어떤 것이냐'는 물음에 Fed가 하는 금리인상, 수요공급 불일치 해소 등을 거론했다. 그는 구인자 수를 대폭 낮추는 수준까지 노동수요를 완화, 축소해야 한다며 노동시장이 균형을 이루고 물가가 2%로 돌아가는 것을 돕는 방식으로 수요를 완화하려고 애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노동력 공급, 특히 이민을 통한 노동력 공급을 늘릴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읽힌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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