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의 린치, 상식으로 싸워"..'검사' 옷 벗는 한동훈의 회고
"외압·부탁에 휘둘린 적 없어
싸가지 없다 소리 꽤 들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인사,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사직서를 냈다고 밝히며 "일하는 기준이 정의와 상식인 이 직업이 좋았다. 상대가 정치 권력, 경제 권력을 가진 강자일수록 그것만 생각했고 외압이나 부탁에 휘둘린 적 없다. 덕분에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검사 초년 시절부터 꽤 들었다"고 20여 년의 검사 생활을 회고했다.
한 후보자는 "제가 한 일들이 모두 다 정답은 아니었겠지만 틀린 답을 낸 경우라면 제 능력이 부족해서이지 공정이나 정의에 대한 의지가 부족해서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자기 편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권력으로부터 린치를 당했지만 결국 그 허구성과 실체가 드러났다"며 "권력자들이 저한테 이럴 정도면 약한 사람들 참 많이 억울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와 이어진 '채널A 사건' 등으로 인사 불이익에 독직폭행까지 당했던 과거를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누가 '왜 남아 있냐'고 물으면 '아직 검찰에서 할 일이 있다'는 대답을 해왔다"며 "할 일이란 정당하게 할 일 한 공직자가 권력으로부터 린치당하더라도 타협하거나 항복하지 않고 시스템 안에서 이겨낸 선례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만 검사의 일은 'what it is(실제가 무엇인지)' 못지않게 'what it looks(어떻게 보이는지)'도 중요한 영역이니 저는 상황이 어떻게 되든 제가 검사로서 다시 정상적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 지 오래였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는 "재미없는 사람이라서 그때그때 마음을 전하지 못했다. 좋은 분들과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인연이 닿지 않아 함께하지 못한 분들께도 감사드린다"며 글을 마쳤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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