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서 설 자리 없어지는 우리 가락.. 대전 국악계도 우려 목소리
교육부 해명에도 반발 여전.. 대전 국악계 "국악 명맥 끊길 수 있어" 우려 높아
2025년부터 음악 과목에서 국악 교육이 대폭 축소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지역 국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악 교육이 축소될 경우 대중의 관심이 줄어듦은 물론 후계자 양성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악교육을 둘러싼 갈등은 교육부가 최근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시안에서 국악 관련 내용이 일부 삭제됐기 때문.
현행 음악과 교육과정에서는 총 6개 항목의 국악 관련 내용이 학교 수업 평가와 교과서 편찬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성취 기준'으로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초·중·고 음악 교과서에서 국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정도다. 하지만 공개된 개정 시안에 따르면 '성취기준'에서 국악이 삭제됐고, 필수가 아닌 '성취기준 해설'에 국악 교육이 통합됐다. 또, 국악의 용어와 개념이 안내된 체계표도 삭제됐다. 국악계는 이 시안이 올해 말 확정돼 적용될 경우 2025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국악교육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정은경 한국국악교육연구학회장(부산교대 교수)은 "교과서 집필진은 교육과정에 있는 개념 체계표와 성취기준을 보고 쓰게 되는데, 이들은 강제성을 띠지만 성취 기준 해설은 강제 조항이 아니다"라며 "이것이 없으면 서양음악 전공자가 대다수인 집필진이 국악에 대한 내용을 쓰기가 어렵다. 사실상 교과서에서 국악이 축소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대전에서도 이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도 육성 인프라가 열악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상황인데, 공교육 틀에서까지 국악 교육 비중이 줄어들 경우 장르 자체가 소멸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가야금 명인인 김순진 대전국악협회 이사(공주교대 겸임교수)는 "국악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기본소양과 민족 정체성 등을 길러준다는 점에서 국악 교육은 매우 중요하지만 등한시되는 현실이 드러난 듯해 안타깝다"며 "교육부의 이 같은 조치는 '다양한 음악 장르 경험과 풍성한 음악 문화 형성'이라는 음악 교육의 취지에도 훼손된다. 국악 현장을 반영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기준을 넓게 잡다 보니 일부 내용이 누락된 부분이 있을 뿐, 국악을 배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국악이란 용어를 드러내지 않고 포괄성을 높여 일반적 용어로 표기했을 뿐, 새 교육과정에서 국악 내용이 삭제·축소되지 않는다"며 "공개된 시안은 초안이며, 향후 시안 개발 2차 연구와 공청회 등을 통해 학계와 현장 교원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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