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넷 삶에 SW는 인생친구..탈중앙화 체계 개발하고 싶다"
메디칼스탠다드 연구개발부 최재영씨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 입소한 후 새로운 삶의 목표를 만난 듯 오로지 프로그래밍에만 몰입했습니다. 이제 좋아하는 컴퓨터가 직업이 돼 늘 새로운 것을 배우니 하루하루가 흥미롭고 재미 있어요."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전문기업 메디칼스탠다드 연구개발부에서 일하는 최재영씨(24·사진)는 "프로그래밍은 내게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동반자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중학생 시절 최씨는 우연찮은 계기로 웹사이트의 관리자 권한 취득과 모든 게시물 수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취약점을 발견했다. 또 그 취약점을 이용해 공격하는 코드를 짜면서 프로그래밍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후 웹 해킹은 그가 꾸준히 관심을 두는 주제가 됐다. 그러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에 대해 알게 된 후에는 한동안 그 매력에 빠져서 악성코드와 여러 프로그램을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와 인연을 맺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를 목표로 입시를 준비했지만 시험 도중 공황장애를 겪으며 입시를 망쳤다. 이후 한동안 우울감에 빠져 대학 입학을 하지 않은 채 집에서 두문불출하며 방황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를 안타깝게 지켜보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소개한 사람은 아버지였다. 전남 여수가 고향인 그는 어렵사리 우울감을 떨쳐버리고 서울행을 감행했다. 테스트를 거쳐 2020년 10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 입소했다.
SW(소프트웨어) 문외한도 동료들과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전공자 수준 실력자로 키워주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그에게 신세계였다. 어려운 난관에도 포기하지 않고 과제를 해낸 이들만 끝까지 살아남는 과정에 온 몸으로 부닥쳐야 했지만 독학으로 쌓은 실력 덕분에 헤쳐나갈 수 있었다.
최씨는 "프로그램과 연계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기본 교육과정에 집중했다. 새로운 알고리즘과 언어를 배우고, 모르고 있던 SW 설계 패턴을 배우는 과정은 늘 즐겁다"면서 "개인적으로 멘탈 관리가 가장 힘들었는데 동료들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C나 C++ 기초 문법과 시스템 프로그래밍, 어셈블리어는 이미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다뤄본 만큼 익숙했다. 그러나 평소 작성하던 짧막짧막한 크기의 코드가 아니라, 규모 있는 프로젝트를 하며 얻는 경험은 그야말로 값졌다. SW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은 동료 교육생들을 도와 과제를 풀면서 함께 성장하는 경험도 뿌듯했다.
그는 "이전에는 대규모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을 보면 어디서부터 접근해야 할 지 막막했는데, 규모 있는 프로젝트를 몇번 경험하고 나니 전체 프로젝트 구조가 보이고 과정을 이해하면서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본 교육과정을 끝낸 후 우연히 본 메디칼스탠다드 인턴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작년 9월 인턴 활동을 시작해 11월 정식 입사했다. 회사의 주력인 PACS 신제품 개발에 참여하면서 영상·이미지 처리 기술을 공부하고 있다.
최씨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재미 있는 장난감이었던 프로그래밍은 힘들 때 그를 지탱해 주는 버팀목에서 이제 세상을 살아가는 생산수단이 됐다. 단순한 코드 짜기보다는 프로그램의 확장성 있는 구조와 안전한 리소스 관리에 신경 쓰면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싶다고 밝힌다.
최근에는 블록체인과 분산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사토시 나카모토의 9쪽 짜리 논문 읽기에서 시작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머클트리에 관한 특허 및 여러 작업 증명 방식을 공부하고 있다. 메디칼스탠다드가 여러 인공지능 기업과 연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과정에도 참여한다.
"RX라고 불리는 리액티브 프로그래밍을 도입해 일관되고 정돈된 방식으로 여러 기업 간 상호연동을 상위 수준으로 추상화하고 싶다"는 최씨는 "장기적으로는, 거래소의 존재로 인해 실질적인 탈중앙화 체계가 아닌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한계를 극복하는 블록체인 지갑 겸 거래소를 만들어서 토큰 이코노미 활성화와 거래의 탈중앙화, 정보의 자유를 이뤄내고 싶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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