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흉작에 세계 2위 생산국 인도는 빗장..식용유 이어 '밀가루 대란' 엄습

박소영 입력 2022. 5. 1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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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으로 인한 '식용유 대란'에 이어 '밀가루 대란'이 엄습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주요 밀 생산국의 흉작, 세계 2위 밀가루 생산국인 인도의 밀 수출 금지령까지 겹치며 시장 환경이 악화일로다.

주요 생산국의 흉작은 밀가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밀가루에 앞서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금지 조치는 이미 국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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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밀 가격 상승, 이상고온으로 작황부진
국내 수입 절반인 미국산 밀도 가뭄 타격
1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밀가루가 진열돼 있다. 전날 세계 밀 생산량 2위 국가인 인도가 식량 안보를 명분으로 밀 수출을 전격 금지하면서 전 세계 밀가루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1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으로 인한 '식용유 대란'에 이어 '밀가루 대란'이 엄습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주요 밀 생산국의 흉작, 세계 2위 밀가루 생산국인 인도의 밀 수출 금지령까지 겹치며 시장 환경이 악화일로다. 지난해에 이어 국내 밀가루 가격이 또 한번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인도는 밀 국제가격 상승과 올해 자국 내 이상고온으로 인해 밀 작황 부진이 예상된다며 밀 수출 중단을 발표했다. 인도는 중국(1억3,500만 톤)에 이어 세계 2위(1억850만 톤) 밀 생산국이다. 밀 수출량은 전 세계 물량의 4% 수준으로 대부분 자국 내에서 소비하지만 국제 밀 가격 상승에 동남아시아나 중동, 북아프리카로 수출이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흑해 연안에서 생산되는 밀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자 인도가 부족분을 메꿀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번 밀 수출 금지 조치로 국제 밀 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전 세계 밀 생산량 자체가 감소한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밀 생산량은 7억7,440만 톤으로, 전년 대비 4.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밀 생산량 감소는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밀 재고량 역시 2억7,5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3.4%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밀은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생산되는 만큼 한 곳의 수출이 원활하지 않아도 다른 지역에서 대체가 가능했지만 이상고온 현상에 시달리는 최근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유럽 최대 밀 수출국인 프랑스도 올해 총 강수량이 3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밀 출하량 급감이 예상된다. 국내에 수입되는 밀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산 밀은 올해도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하다. 최근 미국 농무부는 올겨울 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8%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원산지별 밀 국내 도입량. 그래픽=강준구 기자

주요 생산국의 흉작은 밀가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해에도 미국은 가뭄으로 봄 밀 수확량이 3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연말에 국내 제분사들은 10%가량 밀가루 가격을 인상했다.

밀가루에 앞서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금지 조치는 이미 국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한 후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1인당 식용유 구매 수량을 2개로 제한했다. 코스트코도 일부 식용유 제품 구매 수량을 1인당 1개로 한정했다.

해당 업체는 "사업자들의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식용유는 가격 인상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해표 '맑고 신선한 식용유'(900㎖)는 일부 대형마트에서 6개월 전보다 가격이 10.1% 올랐다. 일부 농협 유통센터에서는 24.5% 상승했다.

같은 이유로 밀 공급 불안이 밀 가격과 밀가루가 주원료인 라면, 과자 등 가격 인상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 강창윤 미국소맥협회 한국대표는 "지금은 파종이 끝난 봄 밀이 자라는 시기인데 북반구에서 건조한 상태가 이어져 밀 생산이 녹록지 않다"며 "단백질 함량이 높아 제과·제빵에 많이 사용되는 북미산 밀은 호주 밀 등으로 대체가 어려워 하반기에는 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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