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학교 학생들 만난 독일 대사 "메르켈 같은 정치인 나오길"

김광수 2022. 5. 1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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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갑자기 찾아옵니다. 이것은 선물이자 행운이며 무조건 잡아야 하는 기회입니다."

스승을 날인 15일 오후 2시 서울에서 영호남 유일의 탈북 학생 대안학교인 부산 강서구 장대현학교를 찾은 주한 독일대사 미하엘 라이펜슈툴은 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박금성(고1) 학생이 "요즘 한국 젊은이는 통일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자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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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라이펜슈툴 주한 독일대사
탈북학생 대안학교 '장대현학교' 찾아
청소년들과 통일 대담하며 격려해
주한 독일대사 미하엘 라이펜슈툴(맨앞줄 다섯번째)이 15일 영호남 유일의 탈북 학생 대안학교인 부산 강서구 장대현학교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장대현학교 제공

“통일은 갑자기 찾아옵니다. 이것은 선물이자 행운이며 무조건 잡아야 하는 기회입니다.”

스승을 날인 15일 오후 2시 서울에서 영호남 유일의 탈북 학생 대안학교인 부산 강서구 장대현학교를 찾은 주한 독일대사 미하엘 라이펜슈툴은 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박금성(고1) 학생이 “요즘 한국 젊은이는 통일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자 이렇게 말했다.

그는 독일이 통일될 때 배낭여행지인 홍콩에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봤다고 했다. 그는 “동독 출신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연방총리와 요아힘 가우크 전 독일 대통령과 같은 정치인이 있었기에 독일 통일이 가능했다”며 “장대현학교에서도 이런 정치인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대현학교는 국내 학교에 진학하려고 해도 언어 소통과 남한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중·고교 전·입학이 힘들거나 국내 학교에 다니다가 학교를 그만둔 탈북 학생, 탈북한 부모가 중국 등 3국에서 국제결혼을 해 태어난 학생들을 보듬기 위해 2014년 3월 개교했다. 현재 18명의 탈북 청소년이 기숙하며 중·고교 과정을 밟고 있으며 정규 교사 7명과 전직 교사 등 40여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교육기부를 하고 있다.

주한 독일대사 미하엘 라이펜슈툴(왼쪽 가운데)이 15일 영호남 유일의 탈북 학생 대안학교인 부산 강서구 장대현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장대현학교 제공

앞서 재단법인 ‘북한인권과 민주화실천운동연합’(북민실)은 2013년 7월 통일부로부터 탈북 청소년 전문 대안학교(장대현학교) 허가를 받았다. 부산시교육청이 2014년과 2016년 탈북학생 중·고교 위탁학교로 지정해 장대현학교에 입학하면 정규 중·고교 졸업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2016년 2월 첫번째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올해 2월까지 졸업한 19명의 고교생 가운데 17명이 수도권 상위권 대학 등 4년제 대학에 진학하고 2명은 취업했다.

미하일 대사의 장대현학교 방문은 독일과 한국의 문화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독일 현지에 설립된 독일 코리아재단과 독일연방공화국 부산명예영사관이 다리를 놓았다. 두 기관은 2019년부터 장대현학교에 통일독일과 관련한 독일문화와 독일어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독일 코리아재단은 2019년부터 장대현학교 학생 1명을 초청해 한달가량 체험학습을 하도록 배려했다. 2020년과 지난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체험학습 기회가 없었지만 올해는 7월18일부터 8월3일까지 고3 2명과 교사 1명이 독일에서 살아보기 체험학습을 한다. 장대현학교는 영어와 독일어를 정규수업에 편성해 운영하고 있는데 독일어에 능통한 부산외국어대와 영산대 교수와 독일 원어민 교사 등이 교육기부를 하고 있다.

미하일 대사는 이날 간담회를 마친 뒤 장대현학교 학생과 교사 모두를 10월3일 서울에서 열리는 독일 통일 기념의날 행사에 초대했다. 학생들은 이에 화답해 기념의날 행사장에서 독일 국가를 부르기로 했다. 임창호 장대현학교 교장은 “독일과 한국은 분단이라는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만큼 주한 독일대사와 탈북 학생들의 만남 자체가 의미가 있다. 탈북 학생들이 미래 꿈을 키워나가는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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