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공세로 전환..미 싱크탱크 "푸틴 출구전략은 점령지 병합 후 버티기"

정원식 기자 2022. 5. 1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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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자주포를 트럭에 싣고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서 퇴각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14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에서 퇴각하고 있으며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개전 이후 수주 동안 하르키우를 맹공격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에서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르키우 주지사로 지역군 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올레그 시네구보우는 영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이지움에 성공적으로 진격하고 있으며 일부 방면에서 적군이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움은 하르키우에서 동남쪽으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로, 돈바스 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현재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의 약 80%를 점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의 판도가 전환점을 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전략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러시아의 패배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군은 지난 8일 하르키우로 이어지는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건너려다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을 받아 탱크 및 장갑차 73대, 병력 1000∼1500명을 잃은 바 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개월 내에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지역을 러시아 연방에 병합할 것이라면서 점령지 병합은 푸틴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우선 약 80%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돈바스 지역, 헤르손주와 자포리자주의 러시아군·친러 반군 점령지를 병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러 세력이 장악한 조지아의 남오세티야, 몰도바의 트란스니스트리아를 병합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남오세티야는 러시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7월17일 실시할 예정이다.

ISW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병합되기 전에 남동부를 탈환하지 못한다면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같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즉각적인 반격을 돕기 위해 서방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치 매코널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끄는 의원 대표단은 14일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면담했다. 매코널 의원은 회담 후 배포한 성명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바로 뒤에 서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미 의원 대표단의 키이우 방문은 지난달 30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키이우를 방문한 지 2주 만이다.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14일 러시아 방송뉴스와 인터뷰에서 “오늘날 상황은 매우, 매우 위험하다”며 “미국이 분쟁 속으로 점점 깊숙이 끌려들어 가면서 핵보유국인 양국 간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예측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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