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24 앱 평점은 왜 '1.5점'일까

한겨레 입력 2022. 5. 15. 18:46 수정 2022. 5. 1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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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여 년 전 일이다.

자전거 헬멧을 쓴 아저씨가 카페에서 공무원과 전화 통화를 하는 동영상이었다.

지금은 공인인증서가 없어져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일이 이전보다 줄었지만, 정부에서 만든 웹사이트나 응용 프로그램(앱)을 사용할 때 비슷한 경험이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매년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10년 동안 3위권을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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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숙의 한뼘기술

벌써 10여 년 전 일이다. 유튜브에서 ‘깔고 아저씨’ 영상이 큰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자전거 헬멧을 쓴 아저씨가 카페에서 공무원과 전화 통화를 하는 동영상이었다. 영상 속 아저씨는 화가 잔뜩 나 있었다. 인터넷으로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으려 했는데, 액티브엑스(X)를 깔고 키보드 보안 깔고 각종 보안 프로그램 깔고, 공인인증서 프로그램도 깔았지만 끝내 발급에 실패했다고 했다. 영상 조회수는 수백만 회에 이르렀고,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공감의 댓글이 지금까지도 줄줄이 달리고 있다.

지금은 공인인증서가 없어져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일이 이전보다 줄었지만, 정부에서 만든 웹사이트나 응용 프로그램(앱)을 사용할 때 비슷한 경험이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유투브 ‘깔고 아저씨’ 영상. 유튜브 제공

대한민국 정부 대표 포털 사이트 ‘정부24’는 중앙정부, 공공기관, 지자체의 정부 시스템을 통합했다. 9만여 건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1천여 건의 서비스 신청·발급이 가능하다. 정부에서 발급하는 모든 서류들은 정부24를 통해서 받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입 회원수만 2022년 4월 기준으로 1800만명이다.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정부24 앱의 애플 앱스토어 평점은 5점 만점에 ‘1.5점’이다. 낙제점 밑이다. 댓글은 온통 불만투성이다.

공공에서 만든 웹사이트나 앱이 불편한 데는 이유가 있다. 사용자 편의성을 고민하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공에서는 웹·앱을 구축할 때 대부분 전문 외주업체에 맡긴다. 외주 업체가 작업을 마치면 담당 부서는 과업지시서에 있는 기능을 빠짐없이 구현했는지 여부만 확인한다. 사용성이 좋은지, 이용 방식이 불편하진 않은지는 확인하지 않는다.

영국정부의 디지털 서비스 설계 10대 원칙

영국은 다르다. 영국은 내각부 산하에 정부 디지털 서비스를 담당하는 지디에스(GDS: Government Digital Service)란 전담부처가 있다. 지디에스는 모든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영국정부의 디지털 서비스 설계 10대 원칙 중 첫 번째가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에서 시작하라(Start with needs)’이다. 실제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이해한 뒤 사용자를 중심에 두고 시스템을 설계하라는 뜻이다.

영국은 모든 정부 서비스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최상위 포털 서비스인 ‘거브닷유케이(gov.uk)’를 운영한다.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으로 쓰는 사용자 인증과 결재, 공동의 디자인 템플릿을 제공한다. gov.uk에서는 모든 부처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어떤 부처 웹사이트에 들어가도 동일한 사용자 인증과 결재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지난 3일 새 정부가 국정과제 110개를 발표했다. 11번째 핵심공약은 ‘세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이다.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다. 매년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10년 동안 3위권을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다.

세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아닌, 세계 최고로 국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필요하다. 사용자인 국민을 중심에 두고 사용자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전담부서가 우리에게도 꼭 필요하다.

강현숙 | 서울여성가족재단 여성경제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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