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SK, 기업인 사외이사 늘려 '거수기 이사회' 틀 깼다
사외이사 역할 확대 움직임
한화솔루션, 투자·금융 등
전문 기업인들로 이사회 구성
해외 투자 때 의견 적극 반영
SK도 이사 5명 중 3명 기업인
총수의 강한 의지로 권한 강화
"이사회 독립성, 오너에 달려
인력·자금 등 지원 필요"
◆ 사외이사 대해부 (下) ◆
석유화학·태양광 사업을 하는 한화솔루션의 사외이사 진용은 기업인이 주축이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투자 전문가이고, 최만규 전 우리은행 부행장은 기업금융을 해본 경험이 풍부하다. 외국인도 두 명 있다. 시마 사토시 사외이사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이고, 아만다 부시는 미국 텍사스의 투자자문사 파트너다. 관료 출신으로 서정호 변호사가 있지만 공직을 떠난 지 15년이 지나 전관(前官)보다는 전문직으로 분류된다. 한화솔루션 사외이사들은 원래 사내이사가 섞여 있던 내부거래위원회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하자고 요구해 관철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작년 8월 열린 SK(주) 이사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반대표에도 불구하고 안건이 가결된 일이 있었다. 한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 안건이 이사회에 올라왔는데,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이 찬성하면서 가결된 것이다. SK도 사외이사 5명 중 3명이 기업인 출신이다. SKC는 작년 9월 실리콘 음극재 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 안건을 이사회에 올렸다가 한 차례 부결됐다. 이완재 당시 사장은 찬성표를 던졌으나 사업 진출 시점과 계약 조건을 보완하라는 사외이사들 지적에 투자 계획이 일시 보류됐다.
'이사회 중심 경영'을 천명한 SK그룹은 사외이사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쳐가고 있다. SK(주)의 경우 이사회에 투자 안건을 상정하기 전에 장동현 부회장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ESG위원회에서 사전 검토를 받아야 한다. 투자사 경쟁력과 사업 전망 등 방대한 자료를 수차례 뜯어본다는 전언이다. SK이노베이션도 2019년부터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고 작년부터는 이사회가 최고경영자 선임·평가·보수 결정과 관련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한 대기업 사외이사는 "기업이 사외이사에게 회사 경영에 대한 조언자나 감시자 역할을 맡기고 싶다면 이사회에 인력과 예산을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며 "외국 기업들은 이사회가 자체적으로 CEO 평가나 보상에 대해 외부에 컨설팅을 맡기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유섭 기자 / 박윤구 기자 / 문광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미래주역 `욜드` 신바람…인생 2막 설계 플랫폼 뜬다
- 변화 시도하는 한화·SK, 기업인 사외이사 조언으로 M&A
- 전세계 경영 환경 급변…대기업 CEO의 조건은 [스페셜리포트]
- 탄력받는 K방산, 수출 2조 회복 `청신호`
- "UST 비판자는 돈 없는 사람"…권도형 발언 재조명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게임주 ‘뚝뚝’…크래프톤 ‘나 홀로 훈풍’
- 도티, 철도 무단 침입 사건 해결 위해…“자진 신고 완료하고 과태료 납부 예정”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