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사외이사 20년 재직..한국은 평균 2.5년

이유섭 2022. 5. 1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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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중 유일 法규제 '굴레'
美 평균 7.5년 활동과 대조

◆ 사외이사 대해부 (下) ◆

담배·인삼 판매기업인 KT&G는 2002년 민영화 이후 소유·경영 분리와 이사회 독립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2016년에는 전·현직 사장과 부사장 등이 연루된 비리 의혹을 겪었지만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고, 결국 2019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기업지배구조 대상'을 수상했다.

KT&G는 사외이사 6명 중 4명(66.7%)이 전·현직 기업인으로 국내 100대 기업 중 기업인 출신 비중이 가장 높다. 기업인 사외이사가 속한 업종도 금융·소재·물류 등으로 다양하다. 반면 LG디스플레이·현대제철·LG이노텍 등은 사외이사 전원이 대학교수로 채워져 있다. SK텔레콤·현대건설·현대중공업·고려아연 등 사외이사를 교수와 전직 관료로만 구성한 기업도 다수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최문석 한국경영자총협회 미래혁신팀장은 "해외 주요 기업에 비해 우리나라는 다양한 분야 경험을 갖춘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해외 선진국 기업을 비교해보니 사외이사의 평균 재직기간에도 큰 차이가 발견됐다. 우리나라 사외이사의 평균 재직기간이 2.5년에 그치는 반면 미국은 3배 더 긴 7.5년에 달한다.

이어 독일(5.1년) 영국(3.6년) 일본(3.1년) 등도 한국보다는 길다. 미국 애플의 이사회 면면을 보면 미국 바이오기업인 제넨텍 회장까지 지낸 아서 레빈슨이 2000년부터 무려 20년 넘게 사외이사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19년까지만 해도 사외이사의 평균 재직기간이 3.8년이었으나 2020년 사외이사 임기를 6년 이하로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이 생기면서 더 줄었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사외이사 재직기간을 법으로 정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구성을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것도 선진국 특징 중 하나다. 다수의 대기업 본사가 있는 델라웨어주 회사법을 보면 이사회는 1명 이상이면 되고 감사위원회에 대한 규정은 없다.

반면 한국은 사외이사를 3명 이상으로 하고, 감사위·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자산이 2조원 넘는 상장사가 되면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 이사회 구성 요건이 더 까다로워진다. 이사의 경영책임과 관련해서도 델라웨어주는 사익 추구·고의적 법령 위반 등을 제외하고는 포괄적 면제를 허용하는 반면 한국은 주주가 동의해야만 면책된다. 기업 오너들의 전횡을 막기 위해 사외이사 규정을 강화한 것이지만 실제 운용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 뒤따른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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