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주역 '욜드' 신바람..인생 2막 설계 플랫폼 뜬다

이윤재 입력 2022. 5. 15. 18:39 수정 2022. 5. 1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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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베테랑 소사이어티'
마케팅 전문가 이두희 교수
은퇴자 교류 기업 만들어
사회지식·역량 갖춘 노년층
멘토링에 디지털 수업까지
경험 공유하고 교육 받아
대기업 임원 출신 대거참여
"대한민국 시니어들에게 신바람을 불어넣을 겁니다."

올여름 정년퇴직을 앞둔 노(老)교수가 은퇴자들을 위한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사회적 경험과 역량이 풍부한 이들이 지혜를 나누고 인생 후반기를 재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베테랑 소사이어티'라고 이름 붙여진 이 스타트업의 창업자는 이두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다. 한국경영학회장도 지낸 이 교수는 그동안 마케팅 강의를 해왔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이 교수는 "고령화사회에서 은퇴자들은 신청년인데 드디어 이들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베소는 동세대끼리 서로 도우며 건강한 삶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포부를 밝히는 그의 모습은 자사 서비스를 열정적으로 소개하는 젊은 스타트업 대표와 흡사했다. 저명한 마케팅 학자인 이 교수는 시니어 분야 연구 경력도 많다. 고려대에서 시니어 트렌드와 마케팅 연구그룹장을 이끌고 있는 그는 일찍부터 시니어 산업에 주목했다. 2020년 매일경제 국민보고대회에서는 젊고 건강한 새로운 노인 세대 '욜드(YOLD·young old)'를 조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9월 신설된 베소는 7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달 15일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은퇴자들을 위한 온·오프라인 교육, 멘토링, 소셜 액티비티 등으로 구성된 '위 스쿨(WE School)' 1기가 출범한 것이다. 'WE'에는 '지혜(Wisdom)'와 '탐험(Expedition)'의 의미를 담았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문종박 전 현대오일뱅크 사장, 박한우 전 기아자동차 사장, 이재경 전 두산건설 회장, 임영득 전 현대모비스 사장, 최성우 전 (주)두산 사장, 최규복 전 유한킴벌리 사장, 진영호 전 군인공제회 부이사장 등이 참여 중이다. 수료 후엔 자동적으로 '위 스쿨 클럽' 회원이 된다. 대한민국의 집단지성이 모인 실버클럽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2기는 오는 7월 1일 출범한다.

베소가 사회적으로 탄탄대로를 걸어온 이들에게 던지고 싶은 건 '불확실성'이다. 엉뚱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교수는 "사회적으로 성공했던 이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쪽으로 선택을 잘해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은퇴 이후 직면하는 건 대부분 설렘이 사라져버린 미래"라면서 "남은 인생을 자존감을 떨어뜨리며 우울하게 사는 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큰 손실로, 불확실성을 즐기며 열정의 기회를 다시 만들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8주간(매주 1회 3시간씩) 진행되는 수업은 식(植)테크, 글쓰기와 출판,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 다양하다. 식테크는 식물 키우기를 수입과 연결할 수 있는 노하우, 글쓰기에는 노년에 작가로 데뷔하고 싶은 이들의 요구를 고스란히 담았다. 또 급변하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수업도 이뤄진다. 이 교수는 "고려대 학생들이 1대1로 재능기부를 한 디지털 이해하기 수업은 시니어들이 너무 고마워하며, 이후 역멘토링을 해주고 싶다며 모임을 꾸렸다"면서 "같은 세대끼리 도와보자고 했던 플랫폼이 세대를 뛰어넘는 교류로 이어진 셈"이라고 밝혔다.

향후 시니어 산업과의 연계도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성과 경제력을 갖춘 실버세대가 등장한 만큼, 시니어 산업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진단한다. 경희대 고령친화융합센터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20년 72조원 규모였던 시니어 산업은 2030년 168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스타트업에는 LG유플러스와 고려대가 주주로 참여한다. LG유플러스는 베소의 기업가치를 20억원으로 산정했다. 다양한 기관과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해 한국경영학회·마케팅학회와 업무협약도 맺었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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