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기업 절반, 기업인 사외이사 '0명'
"현장경험 살려야 기업성장"
◆ 사외이사 대해부 (下) ◆
우리나라 대기업의 절반 이상이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를 한 명도 두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영국 등 자본시장이 발달한 주요 선진국 대기업이 이사회의 80% 이상을 기업인으로 채운 것과 대비된다.
15일 매일경제가 작년 매출 상위 100대 기업(금융 제외)의 4월 말 기준 사외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가 없는 곳이 54개에 달했다. 기업인 출신을 1명만 둔 기업이 26곳, 2명이 16곳, 3명이 3곳, 4명이 1곳이었다. 매출 100대 기업 사외이사 전체(439명·중복 포함)에서 기업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6.2%(71명)에 그쳤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작년 기준 미국·일본·영국·독일의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사외이사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국은 사외이사 95명 중 80명(84.2%)을 전·현직 기업인으로 선임했다. 이어 미국(81.9%), 일본(61.5%), 독일(50.9%) 순이었다. 한국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의 전·현직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 선임률은 16.7%에 불과했다.
나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을 보면 이사회 멤버 9명 중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제외한 8명이 사외이사인데, 이 중 6명이 기업인이다. 업종도 바이오·화장품·방위산업·자산운용 등으로 다양하다. 최문석 경총 미래혁신팀장은 "갈수록 융·복합 신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다양한 산업 현장 경험을 갖춘 기업인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는 게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지식을 보유한 기업인을 사외이사로 선별하기 위해 '이사회 역량 구성표(Board Skills Matrix·BSM)'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BSM은 이사 후보의 여러 업무 역량을 매트릭스 형태로 다각도에서 평가하는 지표로 최근 국내에서도 KT&G, SK 등을 시작으로 도입되는 추세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에선 기업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사외이사 후보군으로 두껍게 포진한 반면 국내에서는 전직 관료나 변호사를 선임하는 사례가 많다"고 차이점을 지적했다. 이어 송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이사회 출신 비율을 사전 규제나 사후 감독 등을 통해 간섭하기보다는 기업들이 기업활동에 도움을 줄 사외이사를 자율적으로 선출하도록 기업에 맡기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미래주역 `욜드` 신바람…인생 2막 설계 플랫폼 뜬다
- 탄력받는 K방산, 수출 2조 회복 `청신호`
- 한화·SK, 기업인 사외이사 늘려 `거수기 이사회` 틀 깼다
- 전세계 경영 환경 급변…대기업 CEO의 조건은 [스페셜 리포트]
- "UST 비판자는 돈 없는 사람"…권도형 발언 재조명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감사의견 거절’ 속출…위기의 K바이오 [STOCK & BOND]
- ‘건강이상설’ 샤이니 온유, 활동 중단 10개월 만에 건강 되찾다...“새 앨범 준비 중” - MK스포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