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64% 이익 눈높이 하향.."車 환율수혜 주목"

한동희 기자 입력 2022. 5. 15. 18:36 수정 2022. 5. 15. 19: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130개사 2분기 추정치 보니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중苦'에
영업이익 상향 기업 28.4% 그쳐
당분간 큰 폭의 반등 기대 어려워
원가 부담 판매가로 전가 가능한
정유·철강·자동차주 투자 매력 ↑
현대차·기아는 목표주가 상향도
[서울경제]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파고에 갇힌 코스피 기업들의 2분기 이익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장기화로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도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미국 등 각국의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그동안 쏟아부었던 돈을 거둬들이는 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시장의 경계심도 극대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국면일수록 이익 기대감이 좋은 실적주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15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컨센서스가 있는 코스피 기업 130곳 중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개월 전보다 낮아진 곳은 83개에 이른다. 전체의 64%에 해당하는 수치다. 눈높이가 올라간 곳은 37곳에 불과해 전체의 28.4% 수준에 그쳤다. 나머지 10곳(7.6%)은 변동이 없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국제 유가 상승세 등이 기업 이익 전망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니켈 등 원자료 가격이 폭등한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이익폭이 크게 줄었으며 유가 부담을 마진에 전가하지 못한 석유화학 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계기로 인플레이션 우려와 공급난이 완화하면 하반기에는 양호한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익 추정치 상승 흐름이 꺾인 지금 시점에서는 당분간 코스피지수의 의미 있는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관측하며 개별 업종과 종목에 집중할 것을 권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 기업의 2분기 이익 눈높이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이익 성장을 실현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금리의 상승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 부담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믿을 만한 건 실적뿐”이라며 “깜짝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은 개별 실적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조정이 극단적으로 진행된 기업 중 이익이 개선되는 기업에 관심을 갖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순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PER이 낮아지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와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1분기 이익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는 주요 업종은 정유와 철강, 자동차 등이다. 실제 정유 업종에 속하는 SK이노베이션(096770)의 경우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6585억원으로 집계돼 1개월 전 5163억원 대비 27.5%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정유사 GS(078930)칼텍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GS는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7542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19.1% 늘었다. 국내 2위 철강업체인 현대제철(004020)은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7250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22.5% 급증했고,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1개월 전 대비 이익 눈높이가 각각 10.7%, 8.7%씩 올랐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원가 부담을 판매가 인상으로 전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환율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달러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원화 가치가 약해지면 그만큼 해외에서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 달러 매출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실적이 높게 잡히기도 한다. 현대차, 기아가 대표적이다. 일부 증권사는 이에 자동차업체들의 2분기 이익 전망치와 함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조수흥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낮은 재고에 근거한 인센티브 하락,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전개, 높은 가격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럭셔리 차종 판매 비중 증가를 통한 ASP 상승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였다”며 “2분기에 이러한 실적 개선 요인들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여 올해 주가수익비율(PER) 8배를 적용해 적정 주가 또한 26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기간동안 기를 펴지 못했던 리오프닝주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개선세가 눈에 띈다. 한세실업(105630)(5.6%), 영원무역(111770)(2.2%) 등 의류주의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고, 항공주, 레저주도 좋은 흐름을 보였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따뜻한 날씨로 인해 증가하는 외부활동을 고려할 때 음료, 의류 업종과 더불어 유통 업종의 실적 가시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