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떠났던 OB들 장관 귀환..관가 "승진 병목 걱정되네"

송민근,이희조 2022. 5. 1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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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길 막힐라" 전전긍긍
"실무 잘 알아 편해" 환영도
정부부처를 떠나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던 선배 공무원이 윤석열정부 들어 대거 귀환하면서 기수 역전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소속 부처 선배들이 장관으로 돌아오는 현상은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차관급 자리마저 전임자보다 기수가 높은 선배 공무원이 속속 꿰차면서 후배 기수의 승진길이 막히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중앙부처 장관급 인사 중 행정고시 출신으로는 추경호 국무총리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25회),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29회),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34회) 등이 꼽힌다. 추 권한대행과 이 장관은 한동안 부처를 떠나 있다가 귀환한 인사다. 추 권한대행은 국민의힘에서 재선 국회의원으로 승승장구하며 정책통으로서 입지를 다졌고, 이 장관은 KAIST 교수로 활동하면서 정부와 학계, 기업의 가교 역할을 했다.

추 권한대행은 전임 홍남기 부총리(29회)보다 4기수 선배다. 이 장관도 전임 문승욱 장관(33회)보다 4기수 앞선다. 이 장관은 산업부 산업정책과장을 끝으로 2000년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로 직을 옮긴 뒤 22년 만에 화려하게 돌아왔다.

이런 분위기는 대통령실에서도 비슷하게 감지된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행시 22회 출신이고, 최상목 경제수석은 행시 29회로 전임 박원주 경제수석(31회)보다 2기수 선배다. 박 전 수석 전임자인 안일환 수석(32회)보다는 3기수 빠르다.

기획재정부는 1차관에서도 기수 역전이 발생했다. 방기선 신임 기재부 1차관(34회)은 이억원 전 1차관(35회)보다 1기수 높다. 앞서 관가에서는 기재부 장관의 기수 역전이 발생하면서 1·2차관 기수도 거슬러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새로 임명된 박일준 산업부 2차관도 행시 31회 출신으로, 박기영 전 2차관(34회)보다 3기수 위다. 이원재 국토교통부 1차관(30회)도 윤성원 전 1차관(34회)보다 4기수 선배다.

관가 반응은 엇갈린다. 해수부 한 공무원은 "내부 출신이 장차관으로 오면 실무를 잘 이해하는 만큼 환영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타 부처보다 승진이 느린 일부에서는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를 두고 젊은 '늘공(늘 공무원)' 사이에서는 '중국산고기'라는 비관적 표현마저 나온다. 타 부처보다 사무관에서 서기관 승진이 5년 넘게 늦는 사례가 빈번한 '중소벤처기업부·국토부·산업부·고용노동부·기재부' 등 5곳 부처를 묶은 표현이다.

[송민근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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