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같은 누드.. 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진
정상혁 기자 입력 2022. 5. 15. 18:32 수정 2022. 5. 15. 23:31
한 장의 누드 사진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진 작품에 등극했다. 미국 초현실주의 사진가 만 레이(1890~1976)가 1924년 촬영한 대표작 ‘앵그르의 바이올린’이 14일(현지 시각)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241만달러(약 160억원)에 낙찰됐다. 종전 최고가였던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라인강II’(433만달러)의 세 배 가까운 가격이다.
만 레이는 프랑스에서 만난 그의 뮤즈 ‘몽파르나스의 키키’(본명 알리스 프랭)를 모델로 이 흑백사진을 찍었다. 여인의 뒤태가 마치 바이올린처럼 보이는데, 인화된 사진 속 인물의 허리 부근에 바이올린 울림구멍(f홀)을 그려 넣고 그 사진을 다시 촬영해 완성됐다는 점이 독특하다. 회화의 적(敵)으로 간주된 사진에 회화를 접목해, 있는 그대로가 아닌 새 이미지를 창조함으로써 작가는 사진사(史)를 새로 열어젖힌다.
제목처럼 관능적 누드화로 유명한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와 관련 깊다. 구성상으로는 앵그르가 1808년 그린 ‘발팽송의 목욕하는 여인’을 본떴다. 또한 ‘앵그르의 바이올린’(Violon d’Ingres)은 프랑스 숙어로 본업을 뛰어넘는 열정적 취미를 뜻한다. 바이올린 실력자였고 때로 그림보다 더 큰 애정을 보인 앵그르로부터 비롯한 어휘를 작품 콘셉트로 차용한 데서, 사진 속 인물을 향한 만 레이의 속마음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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