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따따블' 탄력요금 택시..속을 수 있다?
택시가 너무 안 잡혀서 돈 더 내고 프리미엄 택시 부르려다가, 탄력 요금이라고 평소의 네 배 내라고 해 깜짝 놀랐던 분들, 꽤 있으실 겁니다. 택시가 안 잡힐 때는 그렇다 쳐도 택시가 잘 잡히는 상황에서도 탄력요금이 적용돼 기준이 뭐냐는 말이 나오는데요. 알아보니, 그 기준은 그냥 업체가 마음대로 정하는 거였습니다.
플랫폼 경제의 이면을 보여주는 매트릭스, 구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도로에 가득합니다.
앱으로도 호출을 해보지만 기약 없는 기다림 뿐입니다.
결국 요금이 비싸도 대형 택시나 고급 택시를 부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김경준/서울 공덕동 : 강남에서 강북까지 한 6만7000원까지 내본 것 같아요. 이게 왜냐면 앱 자체 (요금이) 이렇게 올라가니까요.]
[시민 : 블랙으로 서울 교대에서 신사동 가는 데 2만8000원. 이게 가격이 말이 안 되기도 하고…]
서울 교대역에서 상암동 JTBC까지 이 시간에 일반 택시를 잡으면 보통 2만 1000원 정도가 나오는데요.
하지만 지금 전혀 잡히지 않고요.
그나마 잡히는 프리미엄 택시를 이용하면 8만 4000원을 줘야 상암동까지 갈 수 있습니다.
탄력 요금 세 배가 적용돼 서울 이태원에서 경기 안산까지 17만 원 넘게 나오기도 하고. 서울 내를 이동하는데도 9만원, 8만원, 6만원 요금이 흔합니다.
술에 취해 택시를 탔다가 다음날 놀랐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승객들의 분노는 기사들에게 돌아갑니다.
[대형 택시 기사 : 저희는 이게 월급제여서 100% 다 회사로 들어갑니다. (요금이) 많이 올라가면 저희도 싫어요. 솔직하게 얘기하면 요금이 너무 많이 나올 때 요금을 중간에 끊는 때도 있어요. (너무 심하니까. 17만원도 나오고.) 아, 그러니까요.]
일반 택시는 심야에 외국인 손님을 태우고 시외로 나가도 할증은 최대 40%에 그치지만, 모빌리티 앱의 대형, 고급 택시는 수요에 따라 300% 할증된 탄력요금이 적용됩니다.
프리미엄 택시로 갈아타는 기사들이 많아지며 일반 택시 기사 수는 더 줄어듭니다.
더 큰 문제는 탄력 요금이 정해지는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
징검다리 연휴로 수도권을 빠져나간 사람들이 많았던 지난주.
택시 잡기가 수월한데도 탄력 요금이 적용됩니다.
길거리에 이렇게 빈 택시가 줄줄이 서 있는데도 1.6배의 탄력요금제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탄력 요금은 신고만 하면 됩니다.
배율이 정해지는 기준은 업체에서만 압니다.
[서울시 관계자 : (탄력 요금을 결정하는 공식은 알리지 않아도 되나요?) 그런 거는 규정된 게 없습니다. 자체적인 AI 알고리즘을 쓰기 때문에 제출하기도 어렵고 저희가 기술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국토부는 중형 택시에도 탄력 요금제 적용을 고민하는 상황.
하지만 탄력 요금이 이처럼 불투명한 데다 플랫폼 가맹 택시가 아닌 '일반 택시'는 탄력 요금을 받을 수 없도록 법이 정하고 있어 제도적 보완이 없이는 여러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막까파TV')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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