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인도..밀 수출 금지에 밀가루값 인상 우려
세계 3위 밀 생산국인 인도가 작황 부진을 이유로 들며 밀 수출 금지에 나섰다. 국내에서 수입되는 인도산 밀은 많지 않은 만큼 수급에 큰 문제는 없겠으나, 국제 시장서 밀 물량이 추가로 줄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훌쩍 뛴 밀 가격이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현지시간) 인도 정부는 밀의 국제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자국 내 이상고온으로 인한 밀 작황 부진이 우려된다며 밀 수출 중단을 전격 발표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인도는 세계 3위 밀 생산국으로, 대부분의 밀을 자국 내에서 소비하는 가운데 전 세계 밀 수출의 약 4%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정부는 인도의 밀 수출 중단이 국내 시장에 직접 타격을 주진 않으리라는 입장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악화된 밀 시장에 추가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내 제분용과 사료용으로 수입되는 밀은 한 해 334만t인데 인도에서 수입하는 양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주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인도의 밀 수출 중단에도 단기적인 국내 밀 수급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인도 밀 수출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밀 수급이나 가격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에는 제분용 밀은 10월까지, 사료용은 내년 1월분까지 계약물량을 보유 중이다.
인도의 밀 수출 중단 외에도 밀과 유지(식용유) 등 식량과 관계된 글로벌 공급망 대란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여파에, 전 세계 밀 수출의 30%를 담당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이 밀 수출 중단을 3월 선언했다. 이후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자국 물량 부족을 이유로 지난 달 28일부터 수출 중단을 밝혀, 전 세계 식용유 가격도 치솟았다. 밀가루와 팜유는 각종 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만큼 라면이나 과자 등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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