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가 좋았다.. 조직을 사랑하진 않았다"

이경원 2022. 5. 15. 18: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직서를 내고 2001년부터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한 후보자는 정의와 상식을 기준으로 하는 검사의 직업이 좋았으며, 검찰 조직을 의인화해 사랑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15일 검찰 내부망에 "사직서를 냈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검사직 사직 사실을 알렸다.

한 후보자는 "생활인으로서 직업인으로서 밥 벌어먹기 위해 일하는 기준이 '정의와 상식'인 직업이라서" 직업이 참 좋았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 후보자, 내부망에 "사직서 냈다"
"광기의 린치에 상식으로 싸웠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직서를 내고 2001년부터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한 후보자는 정의와 상식을 기준으로 하는 검사의 직업이 좋았으며, 검찰 조직을 의인화해 사랑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본인은 욕을 많이 먹은 검사였지만 운이 좋았으며, 상처 받았을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는 소회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16일까지 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상태다. 이번 주 중 한 후보자에 대한 장관 임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15일 검찰 내부망에 “사직서를 냈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검사직 사직 사실을 알렸다. 그는 “검사가 된 첫날, 평생 할 출세는 그날 다한 걸로 생각하자고 다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이어 “세금으로 월급 주는 국민을 보고 일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했지만, 검찰조직을 의인화해서 사랑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생활인으로서 직업인으로서 밥 벌어먹기 위해 일하는 기준이 ‘정의와 상식’인 직업이라서” 직업이 참 좋았다고 했다.

그는 “정의와 상식에 맞는 답을 내고 싶었다”며 “상대가 정치권력, 경제권력을 가진 강자일수록 다른 것 다 지워버리고 그것만 생각했다”고 본인의 검사 생활을 돌이켰다. 그는 “그런 사건에 따르는 상수인 외압이나 부탁 같은 것에 흔들린 적 없었다”고 했다. 덕분에 ‘싸가지 없다’는 소릴 검사 초년시절부터 들었지만, ‘그런 거 안 통하는 애. 술자리도 안 오는 애’로 통하니 일하기 편한 면도 있었다고 한 후보자는 회고했다.

한 후보자는 “나는 단지 그 직업윤리를 믿었다”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한 덕분이고 무엇보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제가 한 일들이 모두 다 정답은 아니었겠지만, 틀린 답을 낸 경우라면 제 능력이 부족해서지 공정이나 정의에 대한 의지가 부족해서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여년이 지난 지금 제가 그렇게 말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제가 일해온 과정에서 상처받았을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은 무겁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 글에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이후 본인에게 닥친 시련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자기편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권력으로부터 광기에 가까운 집착과 별의별 린치를 당해왔지만, 팩트와 상식을 무기로 싸웠고, 결국 그 허구성과 실체가 드러났다”고 했다. 거듭 좌천되고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에 연루됐다 2년 만에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일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권력자들이 저한테 이럴 정도면 약한 사람들 참 많이 억울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누가 ‘왜 남아있냐’고 물으면 ‘아직 검찰에 남아 할 일이 있다’라는 대답을 해 왔다”고 했다. 그는 올 초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동일한 답변을 했었다. 한 후보자는 “‘할 일’이란 건, 정당하게 할 일 한 공직자가 권력으로부터 린치당하더라도 끝까지 타협하거나 항복하지 않고 시스템 안에서 이겨낸 선례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렇지만, 검사의 일은 ‘what it is’(무엇인가) 못지않게 ‘what it looks’(어떻게 보이는가)도 중요한 영역이니, 저는 상황이 어떻게 되든 제가 검사로서 다시 정상적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 지 오래였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는 “지금은, 제가 했던 떠들썩한 사건들보다 함께 했던 분들이 떠오른다” “재미없는 사람이라서 그때그때 마음을 전하지는 못했다”며 여러 동료들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 16일까지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재송부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