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에 격앙된 의사들.. 새 정부 초부터 집단행동 우려

류호 입력 2022. 5. 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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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의약분업 사태까지 감수해야 한다."

'간호법 제정안' 처리가 다가오면서 의사단체의 속내가 복잡해졌다.

의사단체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소속 200여 명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에서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대표자 궐기대회'를 열었다.

앞서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은 17일 복지위 전체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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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간호조무사 단체 15일 궐기대회
"제2 의약분업 감수하고 총투쟁" 강경론 
'尹정부 관계 설정' 영향 줄까 신중론도
이필수(왼쪽)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5일 오후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열린 간호법 규탄 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2의 의약분업 사태까지 감수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초부터 관계가 틀어져서야..."

'간호법 제정안' 처리가 다가오면서 의사단체의 속내가 복잡해졌다. 겉으로는 총력 투쟁을 선포하며 격앙된 모습이다.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 격화로 동네 병·의원이 집단 휴진에 들어간 '2000년 의약분업 사태'가 재연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사뭇 다른 분위기도 감지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부터 관계를 망치면 안 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의사단체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소속 200여 명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에서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대표자 궐기대회'를 열었다. 법안을 처리하려는 국회를 겨냥해 국회 앞 가두시위도 진행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간호법은) 의료법과 면허 체계를 이탈하려는 잘못된 시도"라며 "특정 직역의 떼법을 관철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총력 투쟁에 대한 의지는 한 치의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위헌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간호계 현실 맞게 개선" vs "의료체계 붕괴된다"

'국제간호사의 날'인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대한간호협회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소속 간호사들이 결의대회를 열고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앞서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은 17일 복지위 전체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 절차만 남는다.

간호법은 간호계가 1997년부터 추진한 숙원이다. 10여 개 법에 분산된 간호사의 업무를 명확히 하고, 처우를 개선하자는 취지다. 의료법이 정한 간호사의 업무 규정으로는 초고령사회에 따른 노인 건강, 만성질환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간호사의 처우 개선과 지위 향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급물살을 탔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간호법 제정을 약속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강하게 반대한다. 의사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진료·처방 권한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간호법이 생기면 다른 의료진도 별도법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해 의료 체계가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코로나19 유행 중에도 진료 거부, 집단 휴진 등 제2의 의약분업 사태까지 거론하는 이유다. 의사단체는 총궐기로 규탄대회를 확대하는 건 물론, 2년 전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했을 때처럼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집단행동도 고려하는 분위기다.


의료 현안 산적한데 尹정부와 등질까 걱정도

그러나 의료 파업은 피하자는 신중론도 상당하다. 자칫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물론 비대면 진료와 공공의대 등 의제가 산적한 만큼 새 정부와의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

익명을 요구한 의사단체 한 관계자는 "새 정부 초부터 등지고 시작할 순 없지 않나"라며 "코로나19는 물론 의료계 현안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이 결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도 주말 내내 대책 회의를 열었지만, 이렇다 할 대응 방법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관계자는 "강경론 못지않게 신중론도 많다"며 "일단 정치권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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