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 사직 인사.."자기편 수사했다고 권력의 린치 당해"
[경향신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자기 편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권력으로부터 광기에 가까운 집착과 별의별 린치를 당했지만 팩트와 상식을 무기로 싸웠고 결국 그 허구성과 실체가 드러났다”며 검사직 사의를 밝혔다.
한 후보자는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사직 인사에서 “그동안 두들겨 맞으며, 저는 제가 당당하니 뭐든 할 테면 해보라는 답답한 마음이었는데, 권력자들이 저한테 이럴 정도면 약한 사람들 참 억울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며 이 같이 적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도 한 후보자를 조만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권력형 부패범죄를 주로 수사한 ‘특수통 검사’이다. 2019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을 수사한 뒤 2020년부터 지방의 비수사 부서를 전전했다. ‘검·언 유착’ 의혹으로 약 2년간 검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달 무혐의 처분됐다.
한 후보자는 “저는, 누가 ‘왜 남아있냐’고 물으면 ‘아직 검찰에 남아 할 일이 있다’는 대답을 해왔다”며 “제가 말한 ‘할 일’이란 건, 정당하게 할 일 한 공직자가 권력으로부터 린치당하더라도 끝까지 타협하거나 항복하지 않고 시스템 안에서 이겨낸 선례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검사의 일은 ‘what it is(그게 뭔지)’ 못지않게 ‘what it looks(그게 뭘로 보이는지)’도 중요한 영역이니, 저는 상황이 어떻게 되든 제가 검사로서 다시 정상적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 지 오래였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검사가 된 첫날, 평생 할 출세는 그날 다한 걸로 생각하자고 다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정의와 상식에 맞는 답을 내고 싶었다. 상대가 정치권력, 정치권력을 가진 강자일수록 다른 것 다 지워버리고 그것만 생각했다. 그런 사건에 따르는 상수인 외압이나 부탁 같은 것에 흔들린 적 없었다”고 했다.
이어 “제가 한 일들이 모두 정답은 아니었겠지만 틀린 답을 낸 경우라면 제 능력이 부족해서지 공정이나 정의에 대한 의지가 부족해선 아니었을 것”이라며 “20여년이 지난 지금, 제가 그렇게 말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렇지만 제가 일해온 과정에서 상처받았을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은 무겁다”고 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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