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마을 여수 묘도, 300만㎡ '그린 에너지 메카'로 바뀐다

연규욱 2022. 5. 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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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전남도·여수시와 협력
15조 투자 '에너지 허브' 구축
수소·암모니아·LNG 터미널
탄소중립 클러스터 구축해
에너지 생산·유통 거점 활용
"국가산단 지정 등 과제 남아"
전라남도 여수시 `묘도 에코 에너지 허브 조성사업` 조감도. [사진 제공 = 한양]
전라남도 여수시 묘도(312만㎡) 일대가 탄소중립 생태계를 갖춘 에너지 생산·유통·활용의 거점 지역으로 탈바꿈한다. 전라남도,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 기업, 발전공기업 등 민관이 함께 묘도를 '에코 에너지 허브'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이 완성되면 여수산단 등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여수 일대는 청정에너지 활용의 표본으로 거듭날 뿐만 아니라 14만명이 넘는 신규 일자리 창출과 수십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도 뒤따라 올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라남도는 2018년 기준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발생량의 12.4%를 차지하는 약 9030만t을 배출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 화학기업이 모여 있는 여수산단은 국내 산업단지 중 탄소배출량 1위를 차지할 정도여서 탄소중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 12월 21일 전라남도, 여수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GS칼텍스,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여수산단 입주 기업, 묘도에서 '동북아 LNG 허브(Hub) 터미널'사업을 추진 중인 한양 등 민관이 모여 탄소중립 에너지 클러스터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이후 탄소중립을 위한 협의를 지속해 왔다.

'여수 묘도 에코 에너지 허브'는 지난 4월 27일 발표된 윤석열정부 '균형발전 지역 공약' 중 전라남도 과제에 반영돼 있기도 하다. 이 사업은 여수시 묘도와 여수산단 일원에 탄소중립 생태계를 갖춘 에너지 생산·유통·활용 거점을 구축하는 것으로 2030년까지 총 사업비 약 15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사업 주체 측인 한양 등 민간사업자들은 묘도 에코 에너지 허브 조성사업을 통해 신사업으로 역점을 두고 있는 에너지 분야에서 LNG사업을 넘어 수소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수 묘도 에코 에너지 허브'는 크게 △탄소중립 에너지 클러스터 구축 △그린 에너지 △글로벌 에너지 신사업 허브 조성 등 3가지로 나뉜다.

우선 탄소중립 에너지 클러스터는 그린수소 터미널, 암모니아 터미널,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터미널 등 여수산단 내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시설로 채워진다. 그린수소 터미널은 미래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그린수소를 수입·저장·공급하기 위한 시설이다. 이를 위한 항만도 함께 조성된다. 암모니아 터미널은 온실가스 배출이 저감되는 암모니아 혼소·전소 발전을 위한 시설이다. 암모니아 혼소·전소 발전이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를 수소 등 다른 연료와 결합해 연소시키거나 암모니아만을 연소(전소)시켜 신재생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업은 남동·동서·서부발전 등 발전공기업이 실증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등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수산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액화시킨 후 반출하거나 재활용을 하는 CCUS 터미널도 들어설 계획이다. 탄소중립 에너지 클러스터는 오는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내년에 공사가 착공될 예정이다.

그린 에너지 사업은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과 천연가스 발전단지,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중 핵심은 한양이 추진 중인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이다. 1단계 사업으로 20만㎘ 규모 저장탱크 4기에 대한 시설공사계획 승인이 완료돼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30년까지 총 12기의 저장탱크가 들어설 계획이다. 여기에 천연가스를 활용한 발전단지와 수소 연료전지 발전설비가 조성되면 묘도는 전남권 그린에너지 생산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에너지 신사업 허브 조성사업은 LNG 거래소를 유치해 세계 LNG 거래와 금융 데이터 처리를 위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동북아시아 지역이 세계 LNG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LNG 거래소를 통한 LNG 가격지표 개발로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냉동창고사업, 공기분리공장,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등 연관 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여수산단과 광양산단 중심에 위치한 묘도에 '에코 에너지 허브'가 조성되면 본연의 목적인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14만3000명의 고용유발과 31조원의 생산유발 등 막대한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사업주체 측은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중앙정부의 규제 완화, 관련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에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가령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이 활성화되려면 전국의 도시가스배관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한국가스공사의 배관망을 민간사업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향후 묘도에서 생산될 수소·암모니아 등을 여수산단 기업에 공급하기 위한 해상 파이프랙 건설에 정부의 재정 지원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그린 발전설비를 적기에 건설하기 위한 여수·광양만권 송전 전력계통 보강과 함께 수소전용항만 묘도 지정 및 항로 준설, 산업 용지 부족으로 기업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수산단의 산업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묘도 국가산단 지정 등 인프라 구축과 관련법 개정 등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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