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20대 흑인 여성, 미 임신중지 판결 뒤집히면 가장 고통

김미향 2022. 5. 1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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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지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1973) 판결을 뒤집는 미 연방대법원 판결문 초안이 공개된 뒤 처음으로 미국 전역에서 임신중지권 축소를 반대하는 조직적 집회가 열렸다.

또, 카이저가족재단이 집계한 통계를 보면, 미국 여성 중 흑인 여성 인구는 13%이지만, 보고된 임신중지 건수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인 그 두배가 넘는 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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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지권]14일 미 전역에서 조직적 집회시위 열려
50년 지속된 24주 임신중지권 축소되면
'가난한' '흑인' '20대' 여성 가장 큰 피해
14일(현지시각) 임신중지권이 축소되는 것을 항의하는 집회와 행진이 미 플로리다주 올란도시의 시청 앞에서 열렸다. 올란도/UPI 연합뉴스

임신중지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1973) 판결을 뒤집는 미 연방대법원 판결문 초안이 공개된 뒤 처음으로 미국 전역에서 임신중지권 축소를 반대하는 조직적 집회가 열렸다. 이 권리가 부정되면, 젊고(Young), 가난한(poor), 아프리카계 여성(african-american women)이 고통을 받을 것이란 분석 결과도 나왔다.

미국가족계획연맹, 여성의행진 등 여성의 재생산권을 옹호하는 단체들은 14일 미 연방대법원이 있는 워싱턴DC를 포함한 미국 전역 400여개 지역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집회에 여성의 임신중지 권리가 축소되는 것을 우려하는 수만 명이 참석해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임신중지는 보건 서비스다”, “안전을 지향한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선 안 된다”와 같은 글귀를 적은 손팻말을 들고 도심 곳곳을 행진했다.

이번 판례 변경가 더 우려스러운 것은 그로 인해 고통 받는 집단이 ‘가난한’, ‘흑인’, ‘20대’, ‘여성’이 될 것이라는 통계에 기반한 경고가 나오기 때문이다. 영국 방송은 미 구트마허 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미국에서 임신중지를 실행하는 여성 75%가 저소득층 또는 공식적으로 가난하다고 분류된 빈곤계층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카이저가족재단이 집계한 통계를 보면, 미국 여성 중 흑인 여성 인구는 13%이지만, 보고된 임신중지 건수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인 그 두배가 넘는 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 여성은 미국 여성 인구 가운데 60%를 차지하지만 임신중지 건수에서 비율은 39%에 그쳤다. 안토니아 비그스 ‘빅스비 국제재생산보건센터’ 연구원은 “낮은 수입으로 생활하고, 건강보험에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적 불평등으로 인해, 유색인종 사이에서 임신중지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보고된 임신중지건수의 공식 데이터를 보면, 미국에서 2019년 보고된 임신중지 건수 약 60만건 중 57%가 20~29살 여성이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30.6%, 10대 8.8%, 40대 이상 3.7%가 뒤를 이었다. 레이첼 존스 구트마허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임신중지 당사자는 20대였고, 돈이 많지 않았으며, 한 명 이상의 자녀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대부분의 주는 해마다 임신중지 건수를 국가에 보고하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2010년 76만5천여건이던 임신중지 건수는 2019년 63만건으로 10년 사이 18% 가까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임신율의 감소, 임신중지 접근권의 제한, 몇몇 주에서 시행된 임신중지에 대한 법적 권리 축소 등이 이 같은 변화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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