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이상기후, 밀값 불지른 인도까지..라면·빵값 또 오르나

한경제/허세민 2022. 5. 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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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각국의 잇단 식량보호주의,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까지 겹치면서 식품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할 것이란 공포가 몰려오고 있다.

세계 2위 밀 생산국 인도의 밀 수출 금지 조치는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에 불을 붙일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인도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인도 정부는 밀 가격 안정화를 위해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의 밀 수출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밀 공급과 가격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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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물가 연쇄 쇼크
인도 수출 금지 후 소맥값 급등
밀 자급률 0.5% 불과 속수무책
제분 8월, 사료용 10월까지 재고
작년 말·올초 가격 올린 가공식품
인상 압박 더 커져..물가 자극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각국의 잇단 식량보호주의,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까지 겹치면서 식품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할 것이란 공포가 몰려오고 있다. 세계 2위 밀 생산국 인도의 밀 수출 금지 조치는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에 불을 붙일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미국과 호주에서 주로 밀을 수입하는 한국은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원가 상승 압박이 커지고 하반기 이후 원재료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라면, 빵, 과자 등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제품은 추가적인 연쇄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15일 현지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월 인도의 밀 수출량은 14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여섯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밀 생산국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전례 없는 식량 위기를 겪고 있는 세계 각국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자급자족 규모가 커 수출량은 적지만 석 달째 전쟁을 벌이고 있는 주요 밀 수출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대신해 밀 공급을 늘렸다.

그러나 인도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인도 정부는 밀 가격 안정화를 위해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월 중순부터 인도의 대표 곡창지대인 펀자브주 등이 폭염 피해를 본 것도 수출 중단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인도네시아가 지난달 팜유 수출을 전격 중단한 데 이어 인도 역시 밀의 해외 유출을 통제하면서 식량보호주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제분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 기준으로 미국에서 밀 111만5000t(51.1%), 호주에서 94만9000t(43.5%)을 수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기타 지역(0.05%)에서는 1000t의 밀을 들여왔다. 제분용은 미국과 호주산을, 사료용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을 주로 쓴다. 국내 업계의 밀 재고량을 보면 제분용 밀은 8월 초까지, 사료용 밀은 10월 초까지 사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인도의 밀 수출 금지로 국내 식탁물가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1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밀가루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의 밀 수출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밀 공급과 가격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3일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소맥 7월물 가격은 부셸당 11.9달러까지 뛰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10.5달러에서 거래됐다. 1년 전보다는 70% 가까이 오른 상태다.

글로벌 밀값 급등은 이미 국내 밥상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대표적 서민 음식인 짜장면 평균 가격은 6000원을 넘어섰다. 냉면도 1만원을 돌파했다. 서울 명동교자에서 판매하는 칼국수 가격은 1인분에 1만원대에 진입했다.

라면, 빵 등 가공식품업계는 작년 말과 올초에 걸쳐 줄지어 가격을 높였다. 하지만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한 번 더 가격을 인상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분위기다. 한국은 밀 자급률이 0.5%에 불과해 국제 밀값 급등에 손을 쓰지 못하는 처지기 때문이다. 농심·오뚜기 등 라면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따라 제품 가격을 8% 안팎올린 바 있다.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금지 충격까지 더해져 원가 부담이 커졌다. 제빵업체 관계자는 “대체원료, 대체지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경제/허세민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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