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폭풍 '최악의 탄산 대란'..반도체·조선업 위기, 왜?

김도현 기자, 오진영 기자 2022. 5. 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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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주요 석유화학 생산시설이 정기보수 영향으로 부산물인 탄산가스 생산량이 급감, 반도체·조선 등 대규모 탄산 수요 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3년 단위로 실시되는 정기보수 때마다 수급난이 있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냉동·냉장 수요 확대 등이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탄산(CO₂)은 석유 정제과정에서 부산물(원료탄산)로 나온다. 이를 정제·액화·유통하는 탄산메이커 업체를 통해 주요 수요처 및 탄산 도매상들에 공급된다. 문제는 원료탄산을 생산하는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지난 3월부터 정기보수에 돌입해 전체 탄산 생산량이 줄어들고, 탄산메이커들도 이 시기 정제시설 정비를 단행하면서 촉발됐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원료탄산을 생산하는 곳은 현대오일뱅크다. 하루 440톤을 생산한다. 국내 전체 하루 생산량 2740톤의 16.1%다. 현대오일뱅크 외에도 롯데케미칼(420톤), LG화학(310톤), SK이노베이션(300톤) 등 국내 대형 석유화학 업체들이 80% 안팎의 국내 원료탄산 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3월과 지난달 원료탄산 생산량은 평상시 생산량 8만3000톤의 84.3%, 80.4%를 나타냈다. 이달에는 가장 많은 회사의 보수 기간이 겹쳐 70.5%로 떨어질 전망이다. 생산량이 일부 회복된 다음 달에도 81.4%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부터 내달 초까지 2~3주 사이가 국내 탄산 수급의 최대 고비로 지목되는 배경이다.

주요 수요처 중 하나인 반도체 업계는 당장 재고가 부족한 건 아니지만,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될 경우 일정 부분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공정용 고순도 탄산은 웨이퍼(원판)를 깎으면서 생기는 찌꺼기를 씻는 세정공정에 사용된다. 웨이퍼 표면에 회로를 그리는 노광 공정에서도 해상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용접용 가스로 탄산을 활용하는 조선업계도 마찬가지다. 앞서 최대 호황기였던 2008년에도 용접용 탄산가스 부족으로 조업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당시에도 석유화학업계 정기보수가 원인이었다. 글로벌 조선 시황이 재차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용접 수요가 다시 높아지고 있어 안정적인 탄산조달이 발등의 불이 됐다.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도 부담이다. 반도체 업계는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격 인상이 줄을 잇는 상황이다. 조선업계도 후판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여기에 탄산가격 까지 오르고 있어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그나마 이들은 탄산메이커들이 최우선으로 공급하는 업체여서 사정이 나은 편이다. 반도체·조선업종에 비해 탄산 소비는 적지만 조업에 필수적인 식품·의료·농축산 업종에서는 웃돈을 주고도 탄산을 구입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토로한다.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탄산 대란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는 석유화학 시설 정기보수 주기에 발맞춰 2~3년 단위로 반복됐던 탄산 부족 사태가 올해 유독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2020년 대란을 겪은 뒤 비축분을 쌓아둘 시간이 필요한데,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냉동·신선식품 포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드라이아이스 소비량이 증가해 탄산 소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드라이아이스는 원료탄산을 액화시킨 액화탄산이나 압축탄산 등을 제련해 제품화된다.

이영식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협회 전무는 "석유화학 업계가 보수 시기를 분산한다면 반복된 품귀난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친환경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석유화학 제품 생산이 줄어들거나, 석유가 아닌 천연가스 등으로 원료를 달리 사용할 경우 전체 탄산생산량 자체가 줄어들수도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 중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시설물의 안전 외에도 국제유가, 석유화학 수요·생산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수 기간을 설정하다 보니 업계 전반이 비슷한 시기를 잡게되는 것 같다"면서 "어느 회사든 부산물인 탄산을 위해 보수 기간을 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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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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