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중고운동화 비싸게 샀는데 짝퉁?..나이키, 직접 소송 나섰다
"우리 회사 가짜상품 팔고있다"
나이키 상표권 침해 소송 제기
국내서도 비슷한 힘겨루기
무신사·크림 분쟁에 이어
제조사와 중고거래 긴장 커져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이키는 스탁엑스에서 판매되는 자사 제품 중 4켤레가 위조품이라면서 최근 미국 뉴욕 연방지방법원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4켤레에는 '100% 정품'이라는 인증서가 첨부돼 있었지만, 나이키가 확인한 결과 가품이었다는 주장이다. 나이키는 "상표권 침해 위반일 뿐만 아니라 허위 광고에 해당한다"면서 법정 싸움을 예고했다. 스탁엑스에서 소비자들 일부가 "가품이 의심된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낸 적은 있지만, 글로벌 브랜드가 소송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법적 분쟁은 단순히 '위조품'을 둘러싼 갈등이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나이키가 패션계 주도권을 스탁엑스 같은 신흥 패션 플랫폼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한 수를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첫발을 뗀 스탁엑스는 희소성 있는 제품을 재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전 세계 패션 마니아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왔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구매자 650만명과 판매자 100만명을 보유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탁엑스 기업가치는 38억달러(약 4조9000억원)에 달한다. 프리미엄 운동화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하면서 스탁엑스 몸값은 더욱 뛰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대체불가토큰(NFT)을 둘러싼 소송도 진행 중이다. 스탁엑스가 발행한 '볼트 NFT'에 나이키 제품 이미지가 무단으로 활용됐다는 이유로 나이키가 고소했다.
한국에서도 중고 거래 플랫폼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알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리셀 플랫폼 '크림'과 갈등을 빚었다. 크림이 무신사에서 판매한 '에센셜' 티셔츠가 가품이라고 주장하면서다. 브랜드 측에서 "해당 제품은 가품이 맞는다"고 판정한 덕분에 무신사는 체면을 구겨야 했다. 일각에서는 크림을 통해 패션업에 뛰어든 네이버가 무신사를 상대로 경쟁력을 과시한 것이란 목소리도 나왔다.
국내에서는 번개장터, 아웃오브스탁, 프로그, 솔드아웃, 리플 등 다양한 사업자가 한정판 리셀 플랫폼에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와 플랫폼 간 위조 논란으로 리셀 플랫폼들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위조품을 문제 삼지 않던 패션계 관행도 최근 패션업계 헤게모니 싸움으로 인해 급변하고 있다. '위조품은 브랜드를 사랑하는 또 다른 표현 방식'이라는 격언도 사라지는 모양새다. 패션 플랫폼들이 브랜드 매출을 위협할 만큼 성장하면서 브랜드들이 '군기 잡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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