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 프로젝트] "뭐였더라?" 자주 깜빡한다면

김소연 기자, 도움말=윤보라 건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2022. 5. 1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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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기억·언어장애..성격·감정 변화
신경심리검사로 뇌 인지기능 확인
알츠하이머·혈관성치매 80% 이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윤보라 건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치매란 정상적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뇌의 각종 질환으로 인해 지적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치매는 다른 병들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치매 증상은 일반적으로 환자나 보호자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윤보라 건양대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치매의 증상과 진단, 원인 질병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증상=가장 흔한 증상은 기억장애다.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을 잊어버리고 약속을 깜빡하거나 약 먹는 시간을 놓칠 수 있다. 어떤 일이 언제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같은 질문이나 이야기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몰라 찾을 때가 빈번해지고, 최근 기억에 비해 아주 젊었을 때나 오래 전에 일어났던 일들을 잘 기억하는 편이다.

다른 증상으로는 언어장애가 있다. 사물 이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거나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와 병행해서 읽기, 쓰기의 장애도 나타난다. 공간지각능력이 떨어져 방향감각이 떨어지거나 심해지면 길을 잃고 헤맬 수 있다.

성격과 감정에도 변화가 생긴다. 꼼꼼하고 예민하던 사람이 느긋해진다거나 말이 많고 사교적이던 사람이 말수가 적어지고 얼굴표정이 없어지는 등 매사에 의욕적이던 사람이 흥미를 잃기도 한다. 생각이 단순해지고 이기적으로 변할 수 있고, 남을 의심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전에는 매우 깔끔하던 사람이 세수나 목욕을 게을리하는 등 개인위생이 떨어질 수 있다.

◇진단=치매환자는 기억장애와 언어장애, 시·공간능력의 저하, 성격·감정의 변화, 그 밖에 추상적 사고 장애, 계산력 저하 등 뇌의 여러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런 뇌의 인지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검사자와 환자가 마주 앉아서 대화도 해보고 환자로 하여금 글씨를 쓰고 그림도 그리게 해봐야 한다. 여러 자극을 제시하고 이런 것을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도 봐야 한다. 이런 검사들을 '신경심리검사'라고 한다. 예를 들어 다른 기능은 다 좋으나 기억력만 떨어져 있는 경우는 치매가 아닐 가능성이 많다. 또 다른 기능은 다 좋은데 언어기능만 소실되면 치매라기보다는 실어증이라고 해야 옳다. 이 같은 신경학적검사와 신경심리검사, 언어검사는 뇌 영상검사(CT, MRI, PET)나 혈액검사와 함께 치매 여부를 판단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원인 질병=많은 사람들이 치매를 한 가지 병으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치매는 진단명이 아닌 두통과 같은 일종의 증상이며,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 등이 수없이 많은 것처럼 치매의 원인 또한 실로 다양하다.

치매의 원인으로는 퇴행성질환(대표적으로 알츠하이머병)과 뇌혈관 질환 (혈관성치매), 대사성질환, 내분비 질환, 감염성 질환, 중독성 질환, 경련성 질환, 뇌수두증, 뇌종양 등 무수히 많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원인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치매다. 이들이 전체 치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0-90%다.

알츠하이머병이란 뇌세포들이 하나둘씩 원인 모르게 죽으며 치매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왜 뇌세포가 죽는지 완벽하게 밝히지 못했지만 유전자의 이상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전자의 이상 때문에 잘못 만들어진 단백질들이 사고력을 담당하는 뇌세포를 손상시킴으로써 치매가 발생하는 것이다.

혈관성치매는 뇌혈관 질환이 누적돼 발생한다. 혈관성치매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질혈증, 심장병, 흡연, 비만 등을 가진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고혈압이 가장 무서운 위험요소로 손꼽힌다.

치매 완치 방법은 없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기억·인지기능 장애를 완화해주는 약을 사용해 개선할 수 있다. 무엇보다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젊은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치매 위험인자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치매는 본인 스스로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관심어린 눈길도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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