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바다 위 배, 항상 변화 속 놓여..콘테크로 제2도약 [톡톡! 경영인]

정석환 2022. 5. 1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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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건설 이석준 부회장
사업 다각화 진두지휘..공학도 출신사령탑
프롭테크 등
IT기업 선제 투자
초고령화사회 대비
新주거모델 연구도
"불확실성 시대
건설에 IT 입혀
새 사업 창출"
요즘 건설업계의 최대 화두는 '사업 다각화'다. 항공사 인수를 추진하거나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친환경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건설업계 부담이 커지면서 이 같은 사업 다각화 시도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수익 구조 다변화야말로 기업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것을 기업들이 알고 있는 것이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우미건설도 사업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982년 광주에서 삼진맨션 18가구를 분양한 것을 시작으로 건설업에 뛰어든 우미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린(Lynn)'을 앞세워 시공능력평가 25위(2021년 기준)에 올라 있다.

우미건설이 시공을 맡아 2019년 12월 입주가 이뤄진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 레이크'(경기 화성시)는 2020년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한 '살기좋은 아파트 선발대회'에서 종합대상을 받았다. '린' 브랜드는 부동산114가 실시하는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3년 연속(2019~2021년)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주택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음에도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이석준 우미건설 부회장의 기업관과 맞닿아 있다. 사업 다각화를 진두지휘하는 이 부회장은 "기업은 반석 위 성이 아니라 바다 위 배와 같다"며 "항상 다양한 변화 속에 놓여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신속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기업만이 성장해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우미건설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투자하는 분야는 프롭테크(IT와 접목한 부동산), 공유경제 기업, 콘테크(Con-Tech·건설 공정 디지털화 통한 혁신) 기업 등이다. 비건설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데에는 이 부회장의 경험이 큰 영향을 끼쳤다.

우미건설 창업주 이광래 회장의 장남인 이 부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 석사 과정을 거친 공학 분야 전문가다. 1993년 우미건설에 입사하기 전 LG산전(현 LS일렉트릭)에서 4년 동안 연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는 데 주력해왔다. 기존 건설업이 계획된 용지에 건물을 짓는 걸로 마무리되는 것이었다면 미래 건설업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라이프사이클을 만족시키는 데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스마트기술팀을 신설해 IT 접목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용자의 생활습관과 문화 환경을 고려해 설계할 뿐만 아니라 완성된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편의성과 행복감을 제공할 것인지 등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외부 전문가·전문기업과도 적극 협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외 활동에서도 IT 분야 접목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안성우 직방 대표이사 등과 함께 한국프롭테크포럼을 만들었다. 포럼 이사를 맡아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뿐만 아니라 2019년 주거 플랫폼 직방과 함께 프롭테크워터링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 시야에는 공유경제 기업도 들어와 있다. 변화하는 소비자 라이프사이클에 맞추려면 관련 분야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프롭테크 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신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주거모델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우미건설은 지난 4월 금파재단, 굿네이버스 미래재단과 시니어 공동체 주거모델 개발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물론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건설업계에서 대형사와 맞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10대 건설사'(시공능력 기준)가 지방 등 전국 곳곳에서 활발히 분양에 나서면서 중견 건설사들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 건설업에 충실하는 동시에 우미건설은 부동산 자산운용사 투자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9년 11월 우미건설은 이지스자산운용에 전략적투자자로 합류했을 뿐만 아니라 마스턴투자운용,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 등 부동산 자산운용사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미건설은 물류, 오피스 등 비주거용 부동산 자산에도 투자하고 있다. 서울 강남역 센터포인트, 이천물류센터, 여주물류센터 등에 투자해 수익 구조 다변화에 성공했다.

이 부회장은 "자산운용사 지분 투자, 부동산 펀드 등을 활용하면 주력 사업 분야인 주택 외에 물류, 오피스, 리테일 등 다양한 부동산 자산의 개발과 시공 참여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자산운용사 역량 강화 등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재 복원에 IT 접목…해외 NGO·산재가정 지원도

첨단 증강현실 기법으로
돈의문·경복궁 복원 참여

이석준 우미건설 부회장은 사회공헌활동에도 정보기술(IT)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업 다각화와 사회공헌활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주목한 분야는 우선 콘테크(Con-Tech) 기업이다. 콘테크는 건설(Construc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건설 공정을 디지털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 기술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해외에서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미건설은 3D 디지털 트윈 제작 기술을 갖춘 '큐픽스', 증강현실(AR)·확장현실(XR) 콘텐츠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 '애니펜' 등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애니펜은 2019년 우미건설이 출연한 금파재단과 함께 서울 돈의문(서대문)을 AR 기법으로 복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돈의문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는 2019년 정부혁신 행정안전부 장관상에 선정됐다. 2021년 하반기 국정 디지털 교과서 초등학교 사회과에 게재되기도 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는 금파재단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후속 작업으로 조선시대 군기시와 경복궁 궁중 문화를 복원하고 있다. 군기시는 조선시대 병장기 연구개발, 군수물품 제작 및 보급을 관장하던 관청이다. 복원이 완료되면 누구나 AR를 통해 군기시 모습을 관람하는 동시에 신기전 등 군기시에서 개발된 무기도 체험할 수 있다.

과거에는 소수만이 누렸던 경복궁의 다양한 궁중 문화 행사 역시 AR를 통해 언제든 관람할 수 있다.

금파재단은 세계적인 아동권리 전문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와 함께 '우미드림파인더'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진로 탐색을 지원하는 우미드림파인더는 건설 산업재해로 피해를 입은 가정의 자녀들이 전문인, 기업인, 대학생 등으로 구성된 매니저와 일대일로 자신의 미래나 진로 등에 대해 상담하는 프로그램이다.

2006년부터는 매년 국가유공자 자손을 위한 장학금 지급도 진행되고 있다. 우미건설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1400명에게 장학금 14억2000만원이 지급됐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도 사회공헌활동 확장과 함께 지급 대상도 늘릴 계획"이라며 "고객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노력을 통해 일류 종합부동산 회사라는 비전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석준 부회장은…

1964년 4월 우미건설 창업주 이광래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83년 광주광역시 금호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전자공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 석사 과정을 거쳤다. 1989년 LG산전(현 LS일렉트릭)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1993년 기획실장으로 우미건설에 들어갔다. 2006년 대표이사를 거쳐 2020년 부회장에 취임했으며 올해 우미건설 사회공헌재단인 금파재단 이사장도 맡았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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