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임명 앞두고 전운 감도는 국회..대통령-여야3당 만찬 지연·한덕수 인준 수싸움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이 임박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인사참사’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야 3당 지도부의 첫 만찬 회동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 여야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을 두고도 대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수 있는 오는 17일이 여야 대치 국면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관계자들은 15일 윤 대통령 측이 여야 3당 지도부에 제안한 첫 만찬 회동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소상공인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이 예정된 오는 16일 민주당과 정의당 지도부에 만찬 회동을 제안했다. 정의당은 긍정적으로 화답했으나,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다른 일정을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여야는 회동 지연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과 밥도 같이 못 먹을 정도로 속 좁게 정치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필요하면 총리 인준 이후에 회동 날짜를 잡겠다고 말했는데도, 마치 민주당이 소통을 안 한 것처럼 언론 플레이한 것은 협치를 깨는 모습”이라며 “보여주기식 회동보다 불량·불통·불도저의 3불 인사 참사 사과에 대한 결단이 우선”이라고 맞받았다.
여야는 한덕수 후보자 인준을 두고도 실랑이를 벌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민주당이) 매일 발목을 잡아서 원내대표인 제가 요새 밤잠을 잘 못잔다. 국무총리 인준을 해주나, 뭘 해주나”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의 발목 잡기에 밤잠을 못 이룬다? 집무실 쇼잉, 인사 대참사, 검찰공화국 강행에 정작 국민은 열불나고 무서워서 못 살겠다”라고 적었다.
민주당의 공언과는 달리 한동훈 후보자의 거취와 한덕수 후보자의 인준이 연계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소통령’이라는 한동훈 후보자를 임명하고 검찰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하면 당연히 의원들의 한덕수 후보자에 대한 찬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한덕수 후보자 표결이 부결되더라도 여론에 불리하지 않다고 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총리 인준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6·1 지방선거 구도에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여야는 추경안을 두고도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정부가 제출한 36조4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신속히 심사해야 한다는 데는 여야 모두 이견이 없다. 다만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던 소상공인 1000만원 지원이 추경에 반영되지 않은 것을 ‘공약 파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53조원의 초과 세수를 추경안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한동훈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는 17일이 분수령이다. 윤 대통령은 ‘아빠 찬스’ 논란으로 민주당이 부적격으로 판정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미루고 있다. 윤 대통령이 정 후보자 임명을 포기하는 선에서 야당에 타협을 요구할 수도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덕수 후보자 인준에는 협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 선거와 한덕수 후보자 인준 투표를 함께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윤나영·유설희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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