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장작에 불붙는다..지원속도 중요" 전문가들이 본 北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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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조만간 대북 방역 지원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의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또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신속하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방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국경 봉쇄 등으로만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감염에 의한 면역도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확산세가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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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마스크 빠르게 지원돼야..인공호흡기·산소발생기 등도 필요"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북한에서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조만간 대북 방역 지원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의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또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신속하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15일 지난달 말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발열자' 수가 82만620여명이며 이 가운데 32만4천55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누적 사망자 수는 42명이다.
다만 북한이 발열 등 증상을 통해 감염자 분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실제 감염자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유행을 화재에 비유하면, 북한 주민의 상태는 마치 '마른 장작'과 같다"고 말했다.
예방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국경 봉쇄 등으로만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감염에 의한 면역도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확산세가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천 교수는 또 "바이러스는 면역력이 낮은 집단에서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북한발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는 "북한의 발표를 그대로 인정한다면 지금까지 코로나 환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면역력이 없는 상태"라며 "급속한 확산은 당연하고, 치명률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증도에 따라서 써야 하는 치료제가 다른데, 북한이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그 중증도를 잘 구분해낼지가 걱정"이라고 했다.
북한에 가장 시급한 지원 물자는 백신과 치료제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고 인공호흡기, 산소발생기 등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천 교수는 "면역력이 낮은 상태에서는 중증으로 가기가 쉬운데 인공호흡기, 에크모 등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장비가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며 "인도 등에서 일어났던 산소통 부족 사태가 재현될 우려도 있다"고 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속성이다. 일단 백신과 마스크가 빠르게 지원돼야 한다"며 "백신의 경우 냉장 보관·운송 등을 위한 장비도 함께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평양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중증 환자를 치료할 의료기기 등이 갖춰져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기 부족 문제도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이미 대규모 확산이 시작된 상황에서 백신의 예방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천 교수는 "당장 백신을 접종한다 해도 면역력 형성에 2∼3주가 걸리고, 2차 접종까지 고려하면 가시적인 효과를 얻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예방 효과는 다른 국가에 비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전에도 산발적 감염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라도 백신 접종을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방역 전문가 파견 가능성에 대해서는 "필요는 하지만 고유의 의료체계를 중시하는 북한이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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