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아마추어 돌풍' 황유민 따돌리고 타이틀 방어·시즌 첫 승 성공

김도헌 기자 2022. 5. 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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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2022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1번홀에서 박민지가 티샷을 하고 있다. 용인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998년생 투어 6년차 통산 10승의 박민지(24)와 2003년생 아마추어 황유민(19),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현재의 별’과 ‘미래의 별’의 자존심 싸움이 대단했다. 지난해만 6승을 거두며 왕별로 자리매김한 박민지와 한국체육대학교 1학년으로 국가대표 2년 차 샛별 황유민의 명승부, 승자는 박민지였지만 황유민 역시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2021년 대세’ 박민지가 아마추어 반란을 꿈꾼 황유민의 돌풍을 잠재우며 메인 후원사(NH투자증권) 주최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와 함께 시즌 첫 승에 입맞춤했다. 15일 경기 용인시 수원CC(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2022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줄여 70타를 쳤다. 사흘간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하며 나란히 10언더파를 친 황유민과 황정미(23), 정윤지(22) 등 ‘공동 2위 그룹’ 3명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1억4400만 원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7월 대보하우스디 오픈 이후 10개월 만에 개인 통산 11승을 수확한 박민지의 타이틀 방어는 2019~2020년 2년 연속 MBN 여자오픈 우승 이후 개인 두 번째.

2라운드까지 나란히 9언더파 공동 선두였던 박민지와 황유민, 둘은 챔피언조에서 18홀 내내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공동 2위 그룹은 3명이었지만, 사실상 박민지와 황유민의 매치플레이같은 최종 라운드였다.

박민지가 1번(파4) 홀에서 버디를 잡아 먼저 앞서갔지만, 황유민은 2번(파4) 홀에서 곧바로 10언더파를 만들었다. 3번(파3) 홀에서 보기를 적어낸 황유민은 4번(파5) 홀에서 버디를 잡아 바운스 백에 성공한 뒤 5번(파3) 홀에서 2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박민지를 1타 차로 따돌렸다. 박민지가 6번~7번(이상 파4) 홀에서 보기~버디를 적어내자 황유민은 8번(파5) 홀에서 1타를 줄여 파에 그친 박민지를 2타 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박민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9번(파4) 홀에서 먼저 황유민이 파로 홀아웃하자 2.2m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구며 1타 차로 따라붙은 뒤 11번(파5) 홀에서 3온 1퍼트로 버디를 잡아 다시 12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다시 균열이 생긴 건 142m 파3 13번 홀. 티샷을 홀컵 2.3m에 떨군 박민지는 버디를 잡아 13언더파가 됐고, 티샷이 그린을 넘어 러프에 떨어졌던 황유민은 보기를 적어내며 11언더파로 뒷걸음질을 쳤다. 승기를 잡았지만 박민지도 쉽게 도망가지 못했다. 오히려 15번(파4), 17번(파5) 홀에서 잇달아 보기를 적어내며 재차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둘의 운명이 결정된 건 마지막 18번(파4) 홀이었다. 2만 명이 넘는 구름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102m 남긴 박민지의 세컨샷은 그린 위에 올라갔지만, 97m 거리에서 친 황유민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옆 벙커에 떨어졌다. 결국 황유민은 보기에 그쳤고, 박민지는 파 퍼트를 챔피언 퍼트로 장식하며 포효했다.

사흘간 총 3만4100명 갤러리가 입장한 가운데 마지막에 함박웃음을 지은 박민지는 “시즌 초반 코로나19에 걸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는데 후원사 주최 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시즌 첫 승을 거둬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뒤 “유민이가 너무 잘 쳐 ‘쫄렸다’”는 말로 후배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장타력에선 오히려 박민지에 앞섰던 황유민은 2017년 최혜진(당시 18)에 이어 4년 9개월 만에 아마추어 우승을 노렸지만 박민지라는 큰 산에 막혀 먼저 경기를 끝낸 선수들과 공동 2위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작년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 공동 4위에 이어 또 한번 프로 못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올 6월 열리는 한국여자오픈 이후 프로에 전향할 예정인 그는 내년 시즌 투어 정식 데뷔를 노리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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