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 CEO의 조건..이공계 사장이거나 컨설턴트 출신이거나 [스페셜 리포트]

정승환 입력 2022. 5. 15. 16:36 수정 2022. 5. 1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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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끌 이공계 사장이거나
전략통 컨설턴트 출신이거나

◆ SPECIAL REPORT : 10대 그룹 사장 178명 집중분석 ◆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 공학 석·박사, SK 40대 키우기, 현대차 글로벌 기업 경험한 리더, LG 지주사에 젊은 사장, 롯데 50대 영입파.'

매일경제가 15일 10대 그룹 사장 178명을 분석했다. 그룹별로는 삼성 49명, SK 28명, 현대차 19명, LG 14명, 롯데 8명, 포스코 12명, 한화 21명, GS 12명, 현대중공업 10명, 신세계 5명이다. 4대 그룹은 사장 수가 자산 기준 재계 순위와 일치했다. 사장 직책은 대표이사, 부문장, 사업부장 등이다.

10대 그룹 사장 중 가장 젊은 곳은 SK로 나타났다. 평균 나이 56.7세다. 40대는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과 추형욱 SK E&S 사장이다. 오너를 제외하고 10대 그룹 최연소다. 최고령은 71세인 이석구 신세계인터내셔날 JAJU사업부문 대표이사다.

한화는 평균 57.5세였다. 황정욱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 미래전략사업부장과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사장 등 50대 영입파가 늘고 있다. 3세 경영을 준비하면서 50대 유능한 사장들이 중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도 배상민 롯데지주 디자인경영센터장과 안세진 호텔군 총괄대표 등 50대 사장들이 외부에서 합류하면서 사장 나이가 50대로 내려갔다. 삼성과 같은 평균 59.7세다.

평균 나이 60대는 현대차그룹과 LG, 포스코, 신세계였다. 현대차그룹 주력인 현대차 사장단은 59.3세로 50대 사장이 절반을 넘는다. 정의선 회장 체제 출범 후 그룹 핵심 회사 사장단은 젊어지는 추세다. LG는 지주사 사장 2명이 모두 54세다. 50대 사장이 44세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기선 사장을 제외하면 사장 평균 나이가 61.6세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사장 18명 중 14명이 공대를 나왔다. 삼성그룹 전체로는 공대 출신이 53%를 차지한다. 현대차는 이공계가 53%다. 반면 SK는 상경계가 48%로 가장 많았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는 그룹인 만큼 관련 전문성을 지닌 사장들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삼성전자는 사장 배출 사관학교
삼성전자는 분기 매출 77조원대를 올리고 있는 세계적 기업인 만큼 사장만 18명이다. 그룹 사장단의 약 37%로 현대차그룹 사장단과 비슷한 규모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황성우 삼성SDS 대표 등은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이며 최윤호 삼성SDI 대표와 남궁범 에스원 대표는 삼성전자 재무통이었다. 김완표·안중현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도 삼성전자에서 경력을 쌓았다. 삼성전자 출신 계열사 사장까지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그룹 사장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0%가 넘는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에서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회사들은 대부분 각사 사장이 1명"이라며 "사장이 2명인 곳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호텔신라뿐"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만 사장이 8명이고 기아 등 나머지 회사들은 1명씩이다. 현대차 사장급은 대표이사와 연구개발본부장, 기획조정실장, 전략기획담당, 이노베이션담당, 글로벌 COO(최고운영책임자), AAM(Advanced Air Mobility)본부장, TaaS(Transportation-as-a-Service)본부장이다. 주요 계열사 사장들은 현대차 출신이 차지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대표,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이용우 이노션 대표,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 등이다.

SK그룹은 삼성전자나 현대차처럼 사장이 한 회사에 집중돼 있지 않다. 에너지와 통신이 주축인 만큼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출신이 사장단에 포진해 있다.

SK이노베이션 출신 사장으로는 지동섭 SK온 대표, 조경목 SK에너지 대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 차규탁 SK루브리컨츠 대표 등이 있다. SK텔레콤을 거친 사장은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박성하 SK(주) 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강종렬 SK텔레콤 사장,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등이 있다. LG그룹에서 사장이 가장 많은 회사는 LG전자(4명)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 김명규 LG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CRO(최고위험관리책임자) 등도 LG전자 출신이다. 롯데는 대표이사가 50여 명인데 사장은 8명에 불과하다.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대표도 부사장일 정도로 부사장·전무 대표들이 많다. 사장은 롯데지주 2명과 식품군 총괄, 호텔군 총괄 등이다.

포스코그룹은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대표 등 9명이 포스코 공채 입사자다. 나머지 3명은 포스코가 2010년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 출신이다.

한화그룹은 사장 21명 중 8명이 한화솔루션 소속이다. 한화솔루션은 한화케미칼, 한화큐셀, 한화첨단소재, 한화갤러리아, 한화도시개발이 합쳐진 회사다. 사장단 가운데 (주)한화 출신은 9명이다.

GS그룹 사장은 12명인데, GS칼텍스 경력자가 7명에 달한다. 홍순기 (주)GS 대표, 이두희 GS칼텍스 생산본부장, 김형국 GS칼텍스 케미칼사업본부장, 조효제 GS파워 대표, 정찬수 GS EPS 대표,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GS칼텍스로 입사했다. 김호성 GS리테일 대표와 김석환 GS E&R 대표는 럭키증권(현 NH투자증권)이 첫 직장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장 10명 중 7명이 현대중공업으로 입사했다. 현대중공업 사장이 3명이며 HD현대·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제뉴인·현대두산인프라코어, 현대글로벌서비스 등 주요 계열사 사장도 현대중공업 출신이다.

◆ 외부 영입 강화하는 10대 그룹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영입파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사장 18명 가운데 경력직이 7명이다. 강인엽 DS부문 미주총괄(퀄컴),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DB하이텍), 이원진 모바일익스피리언스서비스비즈팀장(구글), 승현준 삼성리서치연구소장(프린스턴대),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포스텍) 등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도 외부 출신이다. 현대차는 사장 8명 중 공채 입사자가 박정국 연구개발본부장과 김걸 기획조정실장 2명에 불과하다. 장재훈 대표, 지영조 이노베이션담당, 호세 무뇨스 글로벌 COO, 신재원 AAM본부장, 송창현 TaaS본부장은 해외 대학 학위와 글로벌 기업 경력이 있다. 현대차를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시키려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가 담긴 인사로 해석된다.

SK디스커버리 안재현 대표와 자회사 SK가스 윤병석 대표는 SK 공채 출신이 아니다. SK디스커버리 손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안재용 대표도 경력 입사자다. SK디스커버리 최대주주는 최창원 부회장이다.

컨설팅 출신들도 주목받고 있다. 지영조 현대차 사장(맥킨지·액센츄어), 박원철 SKC 사장(보스턴컨설팅), 윤병석 SK가스 사장(보스턴컨설팅), 최진환 SK브로드밴드 사장(AT커니·베인앤드컴퍼니), 홍범식 (주)LG 사장(베인앤드컴퍼니), 안세진 롯데 호텔군 사장(AT커니), 강희석 이마트 사장(베인앤드컴퍼니) 등이다.

지영조 사장, 옥경석 (주)한화 사장, 황정욱 한화솔루션 사장 등은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냈다.

대우 출신들로는 안재현 SK디스커버리 대표, 정탁 포스코 대표,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 정기섭 포스코에너지 대표,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 등이 있다. 최규남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장은 제주항공 대표,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장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실장을 역임했다. 배상민 롯데지주 사장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출신 디자인 전문가다. 고위 관료 출신으로는 조석 현대일렉트릭 사장이 있다. 그는 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적 비즈니스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군을 경험한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등 1970년대생 총수들이 그룹 지휘봉을 잡으면서 이 같은 추세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승환 재계·ESG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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