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오 "12년 군정 통해 달성을 대구 변방에서 중심으로"

김성영 영남본부 기자 2022. 5. 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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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연임 마치고 퇴임 앞둔 김문오 대구 달성군수
"초심·열심·뒷심의 3心 중 현재 끝까지 뒷심 발휘 중"

(시사저널=김성영 영남본부 기자)

"세상 가장 쉬운 일은 '일을 안 하는 것(不作爲·부작위)'입니다. 지자체장이 몸 사리고 해야 할 일을 안 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의 몫이 됩니다."

12년 달성 군정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김문오 대구 달성군수의 행정 철학이다. 3선을 마지막으로 퇴임을 목전에 뒀지만, 김 군수는 최근 비슬산 정상 참꽃군락지의 냉해(冷害)까지 살피는 등 현장을 여전히 챙기고 있다. 평소 강조해온 초심·열심·뒷심, 이른바 '3심(心)' 행정의 뒷심을 발휘 중이다.

12년 달성군 변화의 핵심 키워드는 '대구 변방에서 중심'으로 요약된다. 인구 27만 명, 조출산율 전국 2위, 대구 산업·경제의 70% 담당, 관광객 1000만 시대 눈앞, 달성군의 현주소다. 4차 산업혁명 시대 '100년 달성(達城)'을 위해 김 군수가 첨단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 결과다. 시사저널은 퇴임을 두 달여 앞둔 5월2일 김 군수의 12년 군정 소회를 들어봤다.

김문오 달성군수 ⓒ달성군

재임 12년 동안 달성군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인데.

"대구 변방의 존재감 없던 달성이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대구의 중심도시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모두 믿어주고 응원해 주신 군민 여러분 덕분이다. 지난 2010년 인구 17만 명의 작은 농촌도시였던 달성군이 인구절벽의 위기 속에서도 현재 인구 27만 명을 넘어 3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조출산율 전국 2위, 합계출산율은 전국 15위다. 대구 산업단지 21개 중 7개, 2000여 개 기업체가 이곳 달성에 있다. 달성군은 대구 인구를 지탱하는 버팀목이자 대구 산업·경제의 70%를 담당하는 중심축으로 거듭나고 있다. 10년 전 매년 180여만 명에 불과했던 관광객은 현재 문화관광도시 달성의 위상에 걸맞게 1000만 명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같은 도약에 발맞춰 군 예산 또한 개청 이래 처음이자 전국 82개 군 단위 지자체 중 유일하게 지난 2020년 1조원을 넘어섰다."

12년 군정을 이끈 철학이 궁금하다.

"'인기 있는 군수가 아니라, 기억에 남는 군수가 되겠다.' 12년 전 처음 민선 5기 군수로 취임하며 스스로 다짐했던 철학이다. 포퓰리즘이나 선심성이 아니라 '군민을 위한 것이냐, 달성의 미래를 위한 것이냐'란 명제가 정책 결정의 최우선 잣대였다. 평소 공직자들에게 초심·열심·뒷심 즉, '3심의 자세'를 강조했다. 이제 퇴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뒷심과 끝심을 발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 나도 직원들도 더 바빠졌다."

대구 달성군 송해 기념관 기공식이 열린 2021년 3월9일 김문오 달성군수(왼쪽)와 송해씨(가운데)가 송해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달성군 제공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은 무엇인가.

"국민 MC 송해 선생의 이름을 딴 '송해공원' 조성이다. 송해공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던 2년 전 한국관광공사 언택트관광 100선에 지정되는 등 전국적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처음에 저수지(옥연지)를 공원으로 개발한다고 하니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송해라는 브랜드 가치를 믿고 셀럽 마케팅(celeb marketing)을 펼쳤다. 그 결과 지금은 한 해 70만~8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전국적인 핫플레이스가 됐다. 지역경제에도 큰 활력이 되고 있다. 옥연지 일원 4만7300㎡ 공원에는 현재 둘레길과 백세교, 백세정, 수상보름달, 음악조명분수, 다채로운 야간 경관조명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을 법하다.

"대구시 신청사 유치 실패와 환경청의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설치 반려가 아쉽다. 두 사업이 달성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대구의 미래를 위한 사업이라는 믿음은 지금도 변함없다. 최종 입지 선정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결과적으로 달성군은 대구시 신청사 유치 활동을 통해 군민들이 결집·화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동시에 대구의 모태이기도 한 달성군의 위상을 드높이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본다.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사업은 무분별한 개발이 결코 아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보존·발전을 위한 사업이었다. 특히 교통약자들의 환경평등권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었다. 정부와 환경단체들이 이런 점에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이해했으면 한다. 환경청의 반려 통지에도 케이블카 설치를 염원하는 지역민과 사회단체의 열의는 여전히 뜨겁다.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개소식이 있은 지난 2019년 9월4일 김문오 달성군수가 입주기업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달성군

100년 달성을 강조했다. 미래 10년 달성의 변화상을 그려본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패는 첨단기업 유치·육성과 좋은 일자리 창출에 달렸다. 달성의 산업·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는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업단지다. 이를 필두로 38개 물기업을 유치한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전국 최대 규모의 쿠팡 물류센터 등이 현재 대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 향후 대구산업선철도까지 들어서게 되면 달성은 미래 대구 경제를 짊어지는 중심축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퇴임 후 계획과 함께 마지막으로 군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선출직 공무원이다 보니 제한된 삶을 살아왔다. 아내를 포함한 가족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지난 12년 간 대장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가족의 든든한 믿음과 후원 덕분이었다. 앞으로 가능한 한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가장 고생한 사람들은 역시 달성군청 1000여 명 직원이다. 주변에서 '달성의 성과, 상전벽해, 천지개벽' 이런 말을 많이 한다. 군수가 잘해서 이뤄진 게 아니다. 그동안 많이 채찍질하고 때론 나무라기도 했지만, 속 마음은 늘 고맙고 안쓰러웠다. 표현을 제대로 못 했다. 굉장히 미안하다. 하지만 언젠가 제가 떠나고 난 뒤에, 때론 질책하고 나무랐던 게 일머리를 틀어준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해 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무엇보다 군민 여러분 덕분에 그간 달성의 성과와 보람을 가질 수 있었다. 27만 군민 여러분 모두가 달성의 주인이다. 앞으로도 계속될 우리 달성의 위대한 성장과 발전에 군민 여러분께서 변함없이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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