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밀 수출 금지에 라면·과자값 재인상 우려 커졌다

배동주 기자 입력 2022. 5. 15. 15:59 수정 2022. 5. 15. 15: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밥상물가에 '밀가루 비상'이 걸렸다.

전 세계 주요 밀 생산국인 인도가 밀 수출을 금지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제분용 밀은 전량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수입하지만, 인도의 수출 금지는 국제 곡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인도의 밀 수출 금지가 밀가루와 라면·제과 등에 그치지 않고 육류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분용 밀 재고 10월 말 소진 전망
밀가루 가격 인상..라면업계도 '눈치'
사룟값 오르면서 육류 가격도 급등

국내 밥상물가에 ‘밀가루 비상’이 걸렸다. 전 세계 주요 밀 생산국인 인도가 밀 수출을 금지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이미 크게 오른 국제 밀 가격이 추가로 인상돼 밀가루 가격이 오르고 라면값 등이 재차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세계 3위의 밀 생산국인 인도는 지난 13일 식량 안보를 이유로 밀 수출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인도 정부는 “식량안보를 확보하고, 이웃 국가 수요 충족을 위해 밀 수출 정책을 ‘자유’에서 ‘금지’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1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밀가루. /연합뉴스

인도는 유럽연합(EU·1억3650만t)과 중국(1억3500만t)에 이은 세계 3위(1억850만t) 밀 생산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을 고려해 올해 밀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었지만, 지난 3~4월 때 이른 폭염으로 인해 밀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중단을 정했다.

당장 밀을 주원료로 하는 제분업계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제분용 밀은 전량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수입하지만, 인도의 수출 금지는 국제 곡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계약 물량을 포함한 재고도 10월 말이면 소진될 전망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제분(001130)CJ제일제당(097950), 삼양사(145990) 등 주요 밀가루 제조사의 경우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가격 상향 조정은 다소 느리게 진행하지만, 기업 납품용 가격은 원재료 가격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제분에서 판매하는 중력1급 20㎏ 도매가격은 5월 현재 3만2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초 2만원대에서 크게 올랐다.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5%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르면서 밀 공급량 줄고 가격이 오른 탓이다.

라면업계도 가격 인상 눈치 보기에 들어갔다. 라면의 주원료인 소맥분 가격이 최근 1년 사이 약 40%나 오른 속에서 인도의 밀 수출 금지 영향이 국제 곡물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원재료 부담을 버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한 대형마트의 라면 매대. /연합뉴스

제과업계는 이미 가격 인상을 시작했다. 농심(004370)이 약 3년 4개월 만인 지난 3월부터 스낵 과자 출고 가격을 평균 6% 인상했다. 롯데제과(280360)는 지난해 9월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데 이어 이달 ‘빼빼로’ 등 과자 가격을 평균 16.7%가량 올렸다.

일각에선 인도의 밀 수출 금지가 밀가루와 라면·제과 등에 그치지 않고 육류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료용 밀 가격 추가 상승이 육류 생산비 증가를 이끌고 소비자 가격 인상 순으로 연쇄 반응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수입산 소고기 일부 품목의 경우 최근 1년 새 2배 가까이 올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미국산 냉동 갈비 100g은 4400원으로 1년 전(2474원)에 비해 77.8% 급등했다. 호주산 냉동 갈비 역시 같은 기간 87.2% 올랐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인도의 밀 수출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밀 수급·가격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기 대책뿐 아니라 국내 자급률 제고, 해외 곡물 안정적 공급망 확보 등 중장기 대책을 적극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