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6% 급락 美증시, 52년 만에 최악..WSJ "아직 비싸"

김윤지 입력 2022. 5. 15. 15:38 수정 2022. 5. 1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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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12개월 선행 PER, 20년 평균치보다 높아"
2000년 버블닷컴과 비교 시각도
"기업들 높은 이익 성장 지속되기 어려워"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52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싼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의 수익성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이 과거 평균 대비 높기 때문에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
뉴욕 증권거래소(사진=AFP)
14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다우존스 마켓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13일까지 15.57%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준 1970년 오일쇼크(석유 대파동) 이후 5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12개월 선행 PER은 지난주 기준 16.8배로 집계됐다. 근래 최고치 수준인 2020년 9월 기록한 24.1배 보다는 낮아졌으나 최근 20년 평균값인 15.7배를 상회한다. 12개월 선행 PER은 현재 주가를 향후 1년 실적 전망으로 나눈 것이다. 12개월 선행 PER이 과거 평균값 보다 높다는 점은, 과거 평균 대비 여전히 주가가 비싸게 거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WSJ는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졌다”면서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향후 경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공포가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부각…“추가 하락도 가능”

보스턴파트너스의 마이클 멀레니 글로벌 시장리서치 책임자는 투자자들에게 지금보다 더 엄혹한 시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이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 들어 두 차례 기준 금리를 올린 연준은 추가 금리 인상도 시사하고 있다. 시장에선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 상승으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멀레니 책임자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경기 침체가 더해지면 12개월 선행 PER은 13~14배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진정됐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얻을 때까지 시장 변동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증시의 흐름을 2000년 ‘닷컴 버블’과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당시 급격하게 주가가 올랐던 인터넷 관련주는 2001년 줄줄이 하락을 맞았고, 이후 미국 증시는 약세장으로 진입했다.

올해 폭락장에서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조정됐지만, 특히 성장주의 낙폭이 가팔랐다. 13일 기준 올해 들어 빅테크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17.15%, 22.36% 하락했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32.19%,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27.18% 밀렸다. 반면 가치주로 꼽히는 에너지기업 엑손모빌은 같은 기간 45.22%,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클래스B)는 3.8% 상승했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뉴욕증시가 2020년 10월 이후 ‘버블(과도한 고평가)’ 상태에 진입했고, 현재 버블에서 빠져나오는 중이라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닷컴버블 당시인 2000년 3월 S&P500의 12개월 선행 PER이 26.2배까지 올랐다가 2002년 14.2배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는 동일 지표가 8.8배까지 내려갔다.

WSJ은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도 미국 증시는 고평가 상태라고 평가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지수보다 더 고평가인 글로벌지수는 벨기에, 포르투갈,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 정도였다. 홍콩 항셍지수, 일본 니케이225, 독일 DAX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은 각각 9.5배, 14.3배, 11.4배 수준이다.

이익 전망도 에너지 빼면 글쎄…“수요 약세 우려”

기업들의 이익 전망에 대해서도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도 나온다. 팩트셋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평균 9.1% 증가해 시장 예상치 5.9%를 넘어섰다. 연간 기준으로도 올해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집계된 시장 예상치 7.4% 보다 2%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문제는 이처럼 높은 이익 전망 상승이 끝없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WSJ은 “이는 수많은 기업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인상을 고객들에게 전가해왔음을 시사한다”면서 “경기 침체가 오지 않더라도 이처럼 높은 이익 성장은 비정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는 기업들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수요 약세’ 취지의 발언을 수차례 반복했다고 짚었다. 그만큼 미국 주요 기업들이 수요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BofA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S&P500 기업의 높은 이익 추정치는 에너지 섹터의 영향이 크다고 봤다. 수요 정상화 기대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맞물리면서 국제 유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BofA는 에너지 섹터를 제외하면 S&P500 기업의 2022년 실적 전망치는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낮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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