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도청 집단발포 4시간 뒤 계엄군 '기관총' 사용..'조선대서 발사' 군 기록 첫 확인
[경향신문]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이 시민들을 향해 기관총을 사용했다는 군 기록이 처음 확인됐다. 기관총을 사용한 것은 옛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가 있었던 5월21일 오후로 계엄군이 발포 명령인 ‘자위권’을 발동하기 전이다. 대량 살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무기인 기관총 사용은 그동안 일부 계엄군의 증언이 있었지만 문건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15일 경향신문이 확인한 5·18당시 보안사령부가 작성한 ‘광주소요사태진행상황’ 문건에는 5월21일에 계엄군이 기관총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 문건은 보안사가 505보안대 등 예하 부대에서 보고된 광주 상황을 5월18일부터 5월27일까지 시간대 별로 정리한 것이다.
보안사 문건을 보면 5월21일 오후 5시45분 계엄군이 시민들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한 것으로 나온다. 문건은 ‘조선대 주둔 계엄군은 기관총으로 폭도에게 발사’라고 기록하고 있다. 당시 조선대는 광주에 투입된 7공수여단과 11공수여단의 주둔지였다.
7공수와 11공수는 이날 오후 낮 1시쯤부터 옛 전남도청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집단 발포를 시작했다. 이 문건에는 계엄군이 기관총을 사용하기 직전인 오후 5시5분, 7공수와 11공수에 ‘실탄 분배 지시’가 내려진 상황도 적혀 있다. 특히 기관총 사용은 계엄사령부의 공식 발포 명령이 있기 3시간 쯤 전이다. 계엄사는 이날 오후 8시30분, 발포 명령인 자위권을 발동했다.
계엄군이 도청 앞에서 집단 발포한 이날 오후부터 일부 시민들은 예비군 무기고 등을 무수고 칼빈 소총 등 재래식 무기로 무장했다. 계엄군은 ‘폭도들과 교전’이라고 표현했지만 시민들은 M16과 기관총으로 무장한 계엄군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이날 광주 도심에서 계엄군 발포로 숨진 시민은 68명에 달한다. 계엄군은 이날 2명이 사망했지만 모두 장갑차와 차량에 의한 사고사였다.
그동안 광주 도심에서 계엄군이 대량 살상을 일으킬 수 있는 기관총을 사용했다는 일부 계엄군의 증언이 있었지만 군 기록으로는 확인되지 않았었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난 12일 대국민 보고회에서 “3공수여단이 광주역 주변 건물 옥상에서 M60 기관총으로 위협사격을 했다는 진술이 있어 확인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는 “도청 앞 집단발포 이후 계엄군이 기관총까지 사용했다는 것은 이미 (광주 전역에)광범위한 발포 명령이 내려졌다는 사실을 뒷받침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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