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특파원, 봉쇄 상하이 탈출.."떠나면 다신 안돌아온다 약속해야"
생존자로서 죄책감과 안도감"
미국 CNN 소속 특파원이 한 달 넘게 봉쇄된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를 떠났다.
CNN은 13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상하이 주재 특파원이던 기자 데이비드 컬버의 기고문을 공개했다.
컬버는 ‘중국 밖의 ‘완전한 신세계’를 위해 봉쇄된 상하이를 떠나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의 비행기는 막 이륙했다. 상하이에는 가차 없는 ‘코로나 제로’ 정책 때문에 지쳐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비행기 엔진이 웅웅대는 소리 너머로 승무원이 내 뒤쪽에 앉아있는 승객들을 위로하는 말소리가 들렸다. 승무원은 ‘당신은 (중국에서) 벗어났고, 이제 안전하다’라고 따뜻하게 말했다”며 “승무원은 내게도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을 걸었다. 내 발 앞쪽의 이동장에 잠들어 있는 반려견을 쳐다보면서 ‘이 작은 녀석과 빠져나왔군요. 어떻게 했나요? 그리고 기분은 어떤가요?’라고 물었다”고 했다.
컬버는 자신이 상하이에서 암스테르담행 비행기에 탑승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상하이에서 탈출하려는 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영사 지원, 추가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한 지역 지도부의 승인, 공항까지 데려다 줄 기사, 희귀한 비행기표가 필요하다. 게다가 반려동물이 있다면 더 힘들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무엇보다도, 떠나는 사람들은 일단 그곳을 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지역 지도부와 해야 한다”고 했다.
컬버는 “거의 50일 동안 집 안에 갇혀 있다가 아파트에서 나왔을 때, 이웃들이 집에서 나를 쳐다본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내가 정부 검역소로 보내지거나, 다른 외국인들처럼 빠른 탈출로를 찾았다고 추측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 출국은 봉쇄가 시작되기 몇 달 전부터 계획했었다. 나는 2020년 1월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 사례를 취재한 뒤부터 중국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건 중국이 세계의 다른 지역들과는 차단됐었기 때문이다”라며 “가족들과 2년 반이 넘게 떨어져있었고, 나는 돌아가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뉴스를 보도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어렵기로 악명 높았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한 제한은 모든 것이 제한되거나 강제 격리될 수 있는 위협에 처했다는 것을 의미했다”며 “나와 같은 미국 기자들은 엄격한 비자 규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컬버는 “상하이 중심부에서 푸둥 국제공항까지 가는 길은 내가 기억하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 길은 테이프가 쳐져 있었고, 대부분의 상점과 식당들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거리에 있던 몇 안 되는 사람들은 거의 방호복을 입고 있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다른 차나 승객들이 보이지 않아서 내가 탈 비행기가 취소될까봐 걱정하기도 했다”고 상하이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이어 “공항 내 게시판에는 두 개의 목적지만 올라와 있었다. 홍콩과 내 목적지인 암스테르담이었다”며 “어떤 가게나 식당도 문을 열지 않았고, 자판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터미널 구석에는 이곳을 떠난 사람들이 남겨놓은 침낭과 쓰레기 더미가 가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와 탑승을 기다리던 다른 승객들은 비슷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5년 만에 떠난다’, ‘우리는 중국에 7년 있었다’, ‘10년 정도 살았다’ 등 대화를 했다. 그들은 중국에서 투자한 것들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 같았다. 철수하고 손실을 줄여야 할 때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침내 탑승해 자리에 앉았을 때 나는 몇 주 동안 쌓인 불안과 스트레스가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고 느꼈다. 비행기가 이륙하면서 생존자의 죄책감이 감돌긴 했지만, 안도감과 확신감을 느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한편 상하이시는 오는 16일부터 상업 기능을 점진적으로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천퉁 상하이시 부시장은 15일 방역 브리핑을 통해 “‘점진적 개방, 제한된 인구 유동, 효과적인 통제’ 원칙을 바탕으로 16일부터 단계적으로 상업 활동 회복 추진에 나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상하이시는 쇼핑센터, 백화점, 슈퍼마켓, 마트, 편의점, 약국, 시장, 이·미용실 등 일부 업종의 오프라인 영업을 허용할 계획이다. 다만 평소보다는 적은 인원을 수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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