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최장수 모델 '쏘나타'..내연기관과 함께 사라지나?
제 첫 차는 중고차였습니다. 기아에서 생산한 '크레도스'였는데 당시로서는 흔치 않았던 듀얼 에어백 차량이었습니다. 애지중지하며 탔지만 정작 팔 때는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폐차 업체에 넘겨야 했습니다. 고철 값으로 30만 원쯤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구입한 차량이 쏘나타였습니다. 쏘나타 모델의 전성기를 연 YF쏘나타였는데 제 생애 첫 신차였습니다. 앞으로도 신차 구매 계획이 없으니 어쩌면 제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신차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37년 전통 '쏘나타'…단종되나
당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소비 성향이 대형차나 경차로 양극화된 데다 수입차 시장 확대 등으로 소비자 선택이 분산되면서 중형차인 쏘나타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이런 추세는 더욱 심해져서 현재 8세대인 DN8의 경우 2019년 첫선을 보인 이래 국내 판매 17만 대, 해외 판매 27만 대에 그치고 있습니다. 6세대 YF쏘나타가 약 5년 동안 국내 판매 51만 대, 해외 판매 162만 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놓고 보면, 이번에 나온 쏘나타 단종 보도가 사실 놀라울 건 없습니다. 현대차는 현재 쏘나타 차세대 모델인 DN9에 대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DN9에서 D는 중형차, N은 세단, 또 9는 9세대 모델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보통 신차 개발에 4~6년가량 걸리고 8세대 모델이 2019년에 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2025년쯤 다음 쏘나타 모델이 나와야 하는데 개발 계획조차 없다는 걸 보면 단종이란 보도를 부인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내연기관 단종…"쏘나타 브랜드 소중"
기아도 지난해 초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종을 출시해 2030년까지 친환경차 160만 대를 판매하고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를 100만 대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26년 58만 대, 2030년 88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 아래 유럽과 국내, 북미, 중국 등 주요 선진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34%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내연기관 엔진 개발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연구인력도 전기차로 돌린 지 오래입니다. 이런 전동화 흐름 속에서 쏘나타 단종 소식은 쏘나타의 브랜드 그 자체보다 쏘나타로 대표됐던 '중형 내연기관 차량'의 종식에 더 가깝지 않느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쏘나타 단종 보도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면서 "쏘나타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쏘나타가 전기차로 재탄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전기차로 다시 등장한다고 해도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중형 세단'보다는 다른 형태의 차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남승모 기자s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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