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치솟는데 하도급업체 10곳 중 4곳은 납품단가 못 올려

백상경 2022. 5. 1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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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하도급 업체들 10곳 중 4곳은 납품단가를 올려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조정 실태 1차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월 6일~5월 6일 가격 급등 원자재를 주원료로 제품을 생산·납품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전문건설협회 소속 2만여 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설문에는 총 401개 업체가 응답했다.

조사 결과 응답 업체의 42.4%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특히 건설업종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1.2%로 높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일부라도 납품단가에 반영됐다는 응답은 57.6% 였다. 반영 비율은 10% 미만(24.7%)이 가장 많았고, 이어 10% 이상(20.7%), 50% 이상(12.2%), 전부 반영(6.2%) 등의 순이었다.

현행 하도급법은 공급원가가 변동할 경우 수급사업자나 중소기업협동조합이 하도급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현실에선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서에 관련 조항이 없더라도 대금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협력업체가 54.6%에 달했다. 조합이 협상을 대행해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업체는 76.6%나 됐다. 조정을 실제로 신청해본 업체의 수는 39.7%에 불과했다.

협력업체의 요청에도 원사업자가 협의를 개시하지 않거나 거부한 경우는 48.8%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하도급 계약서에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조정 조항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2.1%였다. 조항이 없는 경우는 21.4%, 아예 조정 불가 조항이 있는 경우는 11.5%였다.

공정위는 전담 대응팀을 신설해 납품단가 조정 실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현장 설명, 가이드북 발간 등 제도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오는 7월부터 시행하는 하도급 거래 서면 실태조사 결과 위법 혐의가 있는 업체에 대해서는 직권조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8월에는 납품단가 연동 내용을 담은 모범계약서를 제정·배포하고,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에도 단가 조정실적을 반영할 방침이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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