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오케스트라 공연 가봤습니다 [백문이 불여IT견]

김대은 2022. 5. 1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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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은 기자]
지난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평소와 사뭇 다른 특이한 공연이 열렸습니다. 이름은 '스타크래프트 라이브 콘서트: 앙코르'. 2000년대 초중반 대한민국 사회를 주름잡았던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주제로 열리는 오케스트라 공연입니다.

공연장에는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라이브 콘서트는 이미 지난 2019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한 차례 열린 적이 있고, 이번 행사는 앙코르 공연이었기 때문에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많은 사람이 티켓 발권과 기념사진 촬영 등으로 분주한 모습이었고, 공연장 안쪽에도 1~2층에 걸쳐 많은 사람이 자리를 메웠습니다.

[김대은 기자]
이번 공연은 크게 6장으로 구성됐습니다. 게임을 처음 실행하면 가장 먼저 듣게 되는 '스타크래프트 메인 타이틀(Starcraft Main Title)'을 거쳐 저그, 테란 종족의 배경음악이 연주되면 전반 3장이 마무리됩니다. 이후 게임의 엔딩곡인 '사랑하는 헬레나에게(Dearest Helena)'를 비롯한 아리아를 거쳐 프로토스의 배경음악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게임 주인공 테사다르가 악당을 물리칠 때의 배경음악인 '오버마인드의 죽음(The Death of the Overmind)'으로 공연이 마무리됩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클래식 공연에서는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관례이지만, 이 공연에서만큼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테란 배경음악'으로 잘 알려진 음악 '테란 원(Terran One)'이 끝나고 나자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플래직' 유튜브에 올라온 테란 원 영상에는 "이 노래를 애국가 5절로 인정해야 한다"는 댓글이 달릴 정도였습니다.

음악과 음악 사이에 나오는 기믹성 요소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무대 뒤편에 있는 커다란 화면을 통해 해당 곡과 관련 있는 게임 내 영상이 나왔는데요. 각 종족의 배경음악이 시작하기에 앞서 게임 내에서 해당 종족을 선택하는 화면을 띄워주거나, 공연이 끝날 때 게임 내 채팅으로 GG를 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GG는 '굿 게임(Good Game)'의 약자로, 게임에서 패배한 사람이 패배를 인정했음을 알리기 위해 GG라고 말을 한 뒤 먼저 퇴장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김대은 기자]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테란 배경음악은 뚜렷한 멜로디가 있기 때문에 공연장에서 연주하기에 적합하지만, 저그와 프로토스의 경우 그렇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이 두 종족의 배경음악을 어떤 식으로 편곡할는지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배경음악 일부를 스피커로 틀어 놓고 라이브가 가능한 전자 기타 정도를 실제로 연주하는 데에 그쳤습니다.

국내에서 게임 음악을 배경으로 대규모의 공연이 열린 것은 2018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게임 속의 오케스트라: 메이플스토리'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2019년에는 마비노기·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스타크래프트를 주제로 무려 3차례에 공연이 열렸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동안 이런 공연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번 스타크래프트 라이브 콘서트: 앙코르를 통해 게임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이 다시 많이 열리기를 바라봅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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