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만 문체부 제2차관 성추행 의혹, 피해자 중심으로 다뤄져야한다[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2. 5. 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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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처장·차관·외청장 21명의 인선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임명된 조용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한국조폐공사 제공


무엇보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방지 및 피해자 보호 원칙에 상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는다.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임명된 조용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에 대해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가 당일 오후 나왔다. 조 차관이 지난달 대한체육회 직원들과 회식하다가 여직원들과 부적절하게 신체접촉을 했다는 내용이다. 피해 여직원들은 불편했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상사와 지인에게 전했다. 상사 한 명은 다음날 조 총장을 찾아가 상황을 설명했다. 조 차관은 13일 연합뉴스를 통해 “회식 중 여직원과 신체적인 접촉이 있었던 것 같다”며 “다음 날 아침 본부장을 통해 여직원이 불편했다는 느낌을 전해왔고, 내가 미안하다 사과하고 직원도 사과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뻔히 드러날 일인데 이미 다 끝난 일이었기에 이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단, 피해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신체 접촉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다.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정리됐는지는 조 차관 발언 말고 공개적으로 알려진 게 없다. 기자와 통화한 체육회 직원들은 “처음 듣는 일” “어떤 상황인지 모른다” “말하기 조심스럽다”는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문체부는 체육회에 공문을 보내 사실관계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공교롭게도 문체부 차관이 임명되자마자 자신이 지난달 과거 직장에서 연루된 성추행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고 보고를 받는 꼴이 됐다. 자칫 압력이 행사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섣부른 추측과 예단은 금물이다.

체육회는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신고나 보고가 올라온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사건이 발생한 직후 사무총장 선에서 상황이 ‘정리’됐을 공산이 크다. 사무총장은 체육회 실무 전담 최고 책임자다. 총장 바로 위 고위층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사실상 유일하다. 조 총장은 이기흥 회장이 차관으로 추천한 인물이다. 조 총장은 이기흥 회장이 체육회장에 연임된 뒤 2021년 4월 체육회 사무총장에 선임됐다.

성비위는 최근 정치권에서 뜨거운 이슈다. 더불어민주당은 3선 박완주 의원을 성비위 의혹으로 지난 12일 제명했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는 “최근에도 많은 제보가 들어왔다”며 “어쩌다 우리 당이 이 정도가 됐나 싶을 정도로 민망하고 실망이 크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출정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윤재순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도 검찰 재직 시절 성비위로 두차례 내부 감찰을 받고 징계성 처분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개별 (징계) 조치 내역이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사실을 부인하지 못했다.

조 차관 성추행 상황도 조만간 일정 수준 밝혀질 것이다. 만일 피해자가 용서할 수 없다면, 조 차관 임명이 취소될 수도 있다. 반대로 피해자가 용서한다고 한다면, 임명 취소까지는 아닐 수 있어도, 앞으로 상당 기간 성추행 의혹은 주홍글씨로 남는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조 차관이 먼저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함은 물론이다.

성비위 관련 모든 조사와 업무 처리는 피해자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성비위는 가해자를 벌하는 것 못지않게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피해자를 종용하거나, 이용하는 것 모두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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