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대신 '교육의 날' 어때요
[경향신문]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주요 교원단체들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교사들은 점점 자부심이 떨어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바뀐 시대상을 반영해 스승의 날 대신 교육의 공적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취지의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제안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이 4월29일~5월6일 전국 남녀 교원 84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스승의 날 교원 인식 설문조사’를 보면 최근 1~2년간 사기가 떨어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78.7%에 달했다. 2009년 설문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대한 응답률이 55.3%였던 데 비하면 23.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긍정 응답률도 29.9%에 그쳐 교총이 해마다 실시하는 이 설문조사에서 올해 처음으로 긍정 응답률이 30% 아래로 하락했다. 직무 만족도 역시 33.6%로 6년 전(70.2%)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다른 교원단체들이 발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진행한 스승의 날 인식 설문조사에서도 교사로서 스승의 날에 보람을 느낀다는 응답은 4.6%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38%는 ‘평소와 다르지 않다’고 답했고, 28.9%는 ‘부담스럽다’, 26.4%는 ‘오히려 자긍심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이처럼 스승의 날에 특별한 감정이 들지 않거나 불편한 이유를 묻는 문항(복수응답)에 대해 ‘교원에 대한 언론보도 및 SNS 등 부정적 여론’(72.3%), ‘교원을 존중하는 문화가 약화됨’(56.5%), ‘청탁금지법 시행 후 논란’(45.6%)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의 설문조사에서도 교직 만족도에 대해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46.8%를 차지했다.
교사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교사뿐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까지 교육의 출발점과 진행과정, 공적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취지의 날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실천교육교사모임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80.7%가 ‘교육의 날’ 전환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한희정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교직을 보는 관점이 다양해졌는데도 여전히 교사를 스승이라고만 보는 도식에 얽매여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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